법무부 고위간부의 성추행 및 그로 인한 인사불이익 의혹을 제기한 서지현 검사(45·사법연수원 33기)가 4일 오전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 '검찰 성추행 조사단'에 출석했다.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단장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 검사를 사건 피해자이자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조사단 관계자는 "서 검사가 제기한 모든 의혹에 대해 진술을 들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서 검사에게 2010년 10월 동료 검사의 상가에서 당시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안태근 전 검사장(52·20기)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그 이후 지속적으로 인사 불이익을 당했다는 주장의 사실관계와 근거 등을 들었다. 성추행 의혹 이후 부당한 사무감사를 받았고 마산지검 통영지청에 전보된 것이 인사불이익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근거와 사실관계 등을 집중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서 검사가 지난해 9월 말 박상기 법무부장관(66)에게 이메일을 보낸 뒤 이뤄진 법무부 간부와의 면담에서 주로 인사 의견을 냈다는 주장과 사건의 공론화와 진상규명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어 진위를 가려야 한다.
지난 2일 박 장관 기자간담회 이후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해 서 검사가 인사상 애로사항을 주로 얘기했고,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거나 공론화하려는 의사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서 검사 측은 "당시 성추행과 부당한 사무감사, 인사발령 등 모든 문제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고, 진상조사 요구가 없었다는 것은 객관적 사실에 반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 검사의 폭로 직후 대리인을 맡아왔던 김재련 변호사(46·32기)는 과거 위안부 화해치유재단 이사 활동 이력을 둘러싼 논란으로 3일 대리인단에서 사퇴했다. 새로 서 검사를 대리한 조순열 변호사(46·33기)는 "정치 논쟁에 휘말리는 상황이 마음 아프고, 피해자는 이 사건의 본질이 피해자의 대리인 문제로 인해 왜곡되거나 변질되는 걸 원치 않는다"고 말했
서 검사측은 임은정 검사(44·30기)가 "조직 내 성폭력 의혹을 무시하고 내게 정신과 치료를 받으라 했다"며 조희진 조사단장의 사퇴를 주장한 데 대해서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조 변호사는 지난 3일 "조사 전부터 조사단장을 불신한다고 하기엔 섣부르다"고 말했다.
[부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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