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 검사 폭로 이후 검찰과 법무부, 국가인권위까지 저마다 위원회를 만들어 조사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자격 논란에 휩싸이고, 2차 피해 우려까지 일고 있습니다.
사회부 김도형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 질문 1 】
앞서 보도에서도 봤지만, 검찰 진상조사단을 맡은 조희진 단장은 여성 1호 검사장인데, 벌써 불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기자 】
서지현 검사가 성추행 사건으로 힘들 때, 이를 공론화시키려고 노력했던 사람이 바로 임은정 검사인데요.
임 검사는 조희진 단장이 성추행 의혹에 대해 이를 덮으려고만 하지 이를 도와준 적이 없다며 직격탄을 날린 것입니다.
임 검사는 지난 2016년도에 SNS를 통해 한 검찰 간부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당시 조 검사장이 임 검사를 불러 "글을 내리라"며 강압했다는 겁니다.
또 정신과 치료를 받으라든지, 조직과 맞지 않으니 나가라는 등의 폭언도 있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조 단장은 조사 결과로 답하겠다며, 임 검사와의 설전을 피했는데요.
자격 논란에 휩싸이면서 검찰 진상조사단 활동에 대해서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 2-1 】
법무부도 조사위원회를 꾸렸는데, 정작 법무부 간부들과 서지현 검사는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사과가 별 의미가 없어진 것 같은데요.
【 기자 】
법무부 간부와 서지현 검사와의 면담 내용을 두고 진실공방이 벌어진 건데요.
법무부는 지난해 면담 과정에서 서 검사가 "인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을 해줬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서 검사가 성추행과 관련된 진상조사를 요구한 건 아니라고 했는데요.
서 검사 측은 이런 법무부 해명이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성추행 피해 사실과 그 이후 이뤄진 모든 문제에 대해 진상조사를 요구했다"면서, "타 검찰청 근무를 희망한다고 언급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 질문 2-2 】
이번 논란에서 계속 거론되는 문제가 바로 2차 피해인데,
도대체 2차 피해가 어떤거고, 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는 것인지요?
【 기자 】
앞서 법무부 해명대로라면 서 검사가 인사상 불이익 때문에 성추행 사건을 폭로한 것이 되는데요, 이런 것이 2차 피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검찰 내부에도 서 검사를 응원한다는 입장이 있는 한편, 서 검사의 폭로에 의도가 있는 것처럼 해석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서 검사의 근무 평가가 별로였다거나, 정치를 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등 품평회 하듯 말을 한다는 건데요.
성폭력 사건 전문 변호사들에게도 의견을 물어봤는데요.
"피해자가 성추행 조사를 먼저 요구하지 않아서 조사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건,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2차 가해"라고 지적했습니다.
【 질문 3 】
서지현 검사의 폭로 이후에 여기저기서 나도 당했다는 의미의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는데, 당사자들의 반발도 거센 것 같습니다.
【 기자 】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동참했습니다.
이 의원은 13년 전, 과거 변호사 시절 검사장 출신 변호사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습니다.
재계에서도 미투 운동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은 박삼구 회장의 행동을 두고 미투 운동에 동참했습니다.
박 회장이 여승무원들을 격려한다면서, 포옹을 하거나 과도한 신체접촉도 있었다는 내용입니다.
미래에셋에서는 '여직원 골프대회'에 대한 폭로가 나왔는데요.
박현주 회장과 임원들이 골프행사 뒤풀이 자리에서 걸그룹 노래와 춤을 추도록 해 수치스러웠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소통 경영의 일환이었고, 여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서지현 검사의 용기있는 폭로로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됐지만,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기회에 사회 각층에 만연한 조직의 그릇된 성추행 사건이 근절되길 바랍니다.
김도형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