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가상화폐 거래소를 만들고, 한국인 투자자를 상대로 1천억 대 사기를 벌인 한국인 남성이 필리핀에서 검거돼 송환됐습니다.
다단계 사기 뒤 해외로 도피했는데, 가상화폐 열풍을 틈타 또다시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조창훈 기자입니다.
【 기자 】
경찰관에 둘러싸인 남성이 입국장에 들어섭니다.
4천억 원대 사기로 수배 중이던 40대 마 모 씨가 12년 만에 국내로 송환됐습니다.
▶ 인터뷰 : 마 모 씨 / 피의자
- "피해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 "…."
지난 2005년 국내에서 통신 다단계 사기로 3천2백억 원을 챙긴 마 씨는 경찰 추적을 피해 필리핀으로 달아났습니다.
10년 뒤 가상화폐 열풍이 일자 마 씨는 공범 30명과 짜고 가짜 가상화폐와 인터넷 거래소를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서울 등 전국 각지에 마련한 투자센터를 통해 '원금 2배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사람들을 끌어모았습니다.
투자자 중에는 한 번에 5억 원을 낸 사람도 있었는데, 이런 식으로 1년 동안 3만 5천여 명으로부터 받은 돈만 1천5백억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무장 경호원을 대동한 마 씨의 호화로운 도피 생활은 필리핀 현지의 한 고급 호텔에서 결국 막을 내렸습니다.
▶ 인터뷰 : 전재홍 / 경찰청 외사수사과 인터폴계장
- "호텔에 들어가면 무장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저희가 호텔로 유인해서 현지 경찰과 같이 검거하게 됐습니다."
경찰은 마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아직 검거되지 않은 조직원들을 뒤쫓고 있습니다.
MBN뉴스 조창훈입니다. [ chang@mbn.co.kr ]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