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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치동 학원가 인근, 카페들이 줄지어 위치해 있다. [사진 = 노윤주 인턴기자] |
지난 29일 찾아간 서울 분당선 한티역 2번출구 뒷골목에는 학원과 카페들로 가득했다. 발이 닫는 건물마다 1층에는 카페가 위치해 있었으며 윗 층에는 학원 간판을 달고 있었다. 일부 건물에는 한 층에 두 곳의 카페가 공존하기도 했다. 한 블록당 족히 열 곳이 넘는 카페가 자리잡고 있었다. 일명 별다방이나 콩다방이라 불리는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도 보였지만 가장 먼저 눈에 띈 풍경은 형형색색 외관을 자랑하는 개인 카페들이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을 학원에 보낸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티역 인근에 하나둘 생기기 시작한 카페들은 이제 3호선 대치역으로 이어지는 학원가 골목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
대치동 특유의 학원가와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메뉴로 무장한 카페들이 교차하는 이 곳은 최근 온라인에서 경리단길과 망리단길에 이은 '대리단길'로 불릴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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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 음악학원 바로 밑에 자리잡고 있는 카페 [사진 = 노윤주 인턴기자] |
3년여 전 이 지역이 카페거리로 유명세를 타기 전에 문을 열었다는 한 플라워 카페는 오후 4시30분에도 중년 여성 고객으로 만석이었다. '장시간 스터디 금지'라는 푯말이 이 지역 카페의 독특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듯 했다. 카페 바로 옆에 국내 최대 재외국민 특례 입시 학원이 자리 잡고 있어서인지 학부모들의 대화 역시 남달랐다. 아이들의 학년을 '고1, 고2'가 아닌 '10학년, 11학년'이라고 부르기 일쑤였다.
유선영 메리제인 플라워 카페 대표(44)는 "학구열이 높은 대치동 학부모들이 정보 교류를 할 수 있는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느껴 카페를 오픈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와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고객 대부분은 학부모"라며 "근처 유명 학원에 입시 설명회 공간으로 카페를 대관해주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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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워 카페임을 대변하듯 꽃으로 장식된 음료 메뉴들 [사진 = 윤해리 인턴기자] |
대표 음료들 가격은 6000원대로 저렴하진 않았다. 가장 기본인 아메리카노 역시 4000원대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보다도 비쌌다. 유 대표는 "아무래도 학생들이 아닌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지 않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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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달한 디저트와 특색있는 비엔나커피·카푸치노 [사진 = 노윤주 인턴기자] |
1년 전 문을 열었다는 카페 나따오비카 박지예 매니저(30)는 "(우리 카페가) 오픈할 때만 해도 주변에 다른 카페들이 많지는 않았다"며 "평일에는 젊은 학부모와 동네 주민들이 오지만 주말에는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다"고 말했다. 또 "대치동이니 만큼 주문당 1500원씩 학생 할인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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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층 카페 윗쪽으로는 수학학원과 논술학원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 = 노윤주 인턴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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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시주스와 조리퐁라떼 [사진 = 노윤주 인턴기자] |
대치동 카페거리는 '사교육 1번가'라는 이름 대신 '대리단길'이란 이름으로 계속 불릴 수 있을지 앞으로는 또 어떤 특색있는 카페가 이곳에 등장할지 궁금해졌다.
[디지털뉴스국 노윤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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