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특활비 상납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 문고리 3인방이 처음 법정에서 만났습니다.
증인으로 나온 국정원 직원은 청와대의 상납 요구를 "치사하고 기분나빴다고"고 밝혔습니다.
이도성 기자입니다.
【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안봉근, 이재만, 정호성 전 비서관이 파란 수의를 입고 법정으로 향합니다.
국정원이 청와대에 특활비를 상납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로 세 사람이 잇따라 기소되면서 처음으로 법정에서 마주친 겁니다.
안 전 비서관 측은 재판에서 "특활비를 보내라고 하는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거나 남재준 전 원장에게 전달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정 전 비서관 측은 "사실 관계는 인정한다"면서도 추후 의견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재판에는 특활비를 전달하는 데 관여했던 남 전 원장의 측근 오 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습니다.
오 씨는 "지난 2013년 5월 남 전 원장이 '청와대에 특활비를 전달해야 한다'고 말해 상납이 시작됐다"며,
당시 남 전 원장이 "'나쁜 놈들이라고 해도 대통령을 속이고 나를 농락하는 건 아니겠지'라고 말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부하가 써야 할 돈을 상급자가 쓴다는 것 같았다"며 "치사하고 기분나빴다"고 말했습니다.
관련 증언이 이어지는 동안 세 사람은 고개를 숙이거나 눈을 감았습니다.
MBN뉴스 이도성입니다. [ dodo@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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