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충북소방본부·제천소방서 압수수색…"수사 공정성 위해 불가피"

29명이 숨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15일 충북소방본부와 종합상황실, 제천소방서를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했다.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건물주와 관리인을 구속한 경찰이 수사를 소방쪽으로 전방위 확대하고 있어 불똥이 어디로 튈지 주목된다.
충북경찰청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1까지 이들 3곳에 수사관 24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화재 참사 당시 늑장대처로 물의를 빚고 있는 소방대의 법적 책임을 따지기 위해서다.
경찰은 제천 화재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복사본 영상자료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소방당국으로부터 관련 서류를 임의 제출받는 방법도 있지만, 수사의 신뢰와 공정성 확보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며 "현재 형사 입건된 소방관은 없고 압수물을 분석한 뒤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유가족대책위원회는 지난 8일 화재 발생 원인과 인명 구조 초기 대응 과정을 밝혀달라며 경찰에 수사 촉구서를 제출했다.소방합동조사단 역시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적절한 상황 판단으로 화재 진압 및 인명 구조 지시를 내렸어야 할 현장 지휘관들에게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소방청은 지휘 책임과 대응 부실, 상황관리 소홀 등의 책임을 물어 충북소방본부장을 직위 해제하고, 제천소방서장 등 지휘관 3명을 중징계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번 주중 초동 현장 지휘가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제천소방서장 등 지휘관들을 줄줄이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지난 12일에는 최초 출동한 제천소방서 소속 소방관 6명에 대한 경찰의 참고인 조사를 했다.경찰은 제천 화재 진화 과정상 과실이 있었는지를 규명해 사법 처리 여부를 가릴 계획이다.
[제천 = 조한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