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살 노인 혼자 식빵 먹다 사망…"요양보호사 과실 없어"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절반 이상,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무죄' 평결



90대 파킨슨병 환자가 혼자 식빵을 먹도록 놔둬 호흡곤란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요양병원보호사와 요양병원 운영자가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인천지법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요양보호사 A(59·여)씨와 모 요양원 운영자 B(33·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1일 밝혔습니다.

A씨는 2016년 9월 30일 오후 2시 43분께 경기도 부천시 모 요양원에서 환자 C(98)씨에게 간식으로 식빵을 주고서 혼자 먹게 한 뒤 자리를 비워 기도가 막힌 탓에 호흡곤란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B씨는 요양보호사들이 환자 식사를 지켜보며 돌발 상황에 대비하도록 하는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C씨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 혼자 움직이기 어렵고, 평소 음식을 제대로 씹지 않고 급하게 먹는 등 식사 조절 능력이 떨어졌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A씨가 이런 상태의 C씨에게 식빵을 주고서 다 먹을 때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아 4분 사이에 숨지게 했다고 판단했습니다.

C씨는 사고 발생 직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같은 해 11월 8일 급성호흡부전 등으로 숨졌습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당시 C씨에게 음료를 줘 (식빵을 먹기 전에 따로) 다 마셨고, 다른 노인들에게 간식을 나눠주는 사이에 혼자 식빵을 먹었다"며 "식사 전 과정을 지켜보며 돌발 상황에 대비할 의무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B씨도 "입소자들의 식사를 보조하기 위해 충분히 교육하고 대책도 마련했다"며 "피해자가 숨진 것은 유족이 연명치료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7명중 A씨와 B씨에게 무죄 평결을 내린 사람은 각각 절반씩을 넘는 6명과 4명이었습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피고인은 피해자의 전담 요양보호사가 아니었다"며 "간식을 다 먹을 때까지 옆에서 지켜보며 돌발 상황에 대비할 업무상 주의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B씨에 대해서도 "요양보호사 수와 관련된 법령을 지키고 음식물을 작게 자르는 등의 교육을 하는 걸 넘어서는 주의 의무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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