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아파트의 안방은 침실일까요. 아닐까요.
서울 강남의 한 재건축 아파트가 친환경 마감재로 시공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안방 개념을 놓고 시공업체와 조합 간에 싸움이 일어났습니다.
연장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되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재건축 공사 현장입니다.
무려 1만 가구에 이르는 아파트로, 친환경 분야 우수등급을 인증받았다는 사실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파트가 내부마감재 시공을 놓고 갈등에 휩싸였습니다.
시공업체는 유독물질이 나오지 않도록 침실은 친환경 도료로 마감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안방은 침실이 아니라는 이유로 제외한 겁니다.
입주예정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 인터뷰 : 입주 예정자
- "상식적으로 안방은 당연히 침실이죠. 공사비를 많이 남겨 먹기 위해서 그랬지 않나…."
시공업체는 계약서에 따라 공사하고 있을 뿐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시공사 관계자
- "저희가 시공하기 싫어서가 아니고요. 도급 계약서에 명확하게 안 나와 있어요. 그런데 마치 우리가 무슨 불법을 저지른 것처럼…."
재건축 공사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대형 건설업체가 참여했는데, 결국 허술한 계약서에 입주 예정자들이 당한 셈이 됐습니다.
▶ 인터뷰 : 차흥권 / 변호사
- "(건축)전문가인 시공사가 침실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안방은 제외된다는 의미로 표현을 했다면 꼼수 계약으로 볼 여지가 많습니다."
안방은 침실이 아니라는 시공사의 희한한 논리에 아파트 입주자는 친환경 마감을 위해 별도의 비용을 물어야 할 처지에 놓였습니다.
MBN뉴스 연장현입니다. [tallyeon@mbn.co.kr]
영상취재 :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