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이 100차례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에는 대기업 회장들이 줄줄이 증인으로 나옵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내기 전에 박 전 대통령과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는지가 쟁점이겠죠.
법조 담당하는 사회부 이도성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질문 1 】
이 기자, 우리나라 내로라하는 대기업 총수들이 법정에 선다고요?
【 기자 】
네, 먼저 내일은 손경식 CJ그룹 회장이 출석하고요.
화요일인 9일에는 박광식 현대자동차 부사장과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 박영춘 SK수펙스추구협의회 부사장 등이 나옵니다.
또 이틀 뒤에는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함께 김승연 한화 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증인석에 앉습니다.
함께 소환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습니다.
15일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증인으로 채택돼 있습니다.
【 질문 2 】
굵직한 기업들은 대부분 언급되는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줄줄이 부르는 겁니까?
【 기자 】
네, 이들 기업들은 모두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설립에 돈을 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5년 7월 이틀에 걸쳐 이 총수들과 단독 면담했고,
박 전 대통령의 요구에 기업들이 모두 774억 원을 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질문 3 】
예전에도 비슷한 얘기가 나왔던 거 같은데 왜 또 부르는 거죠?
【 기자 】
네, 재작년 12월이죠.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이후 열린 청문회에도 기업 총수들이 대거 불려 나왔는데요.
한 번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구본무 / LG그룹 회장 (2016년 12월)
- "기업 입장에서는 정부 정책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 인터뷰 : 허창수 / GS그룹 회장 (2016년 12월)
- "청와대의 요청을, 우리 기업이 거절하기가 참 어려운 것이 기업 하는 사람들의 입장입니다."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어쩔 수 없이 돈을 냈다는 건데,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의 증인 신문을 통해 재판부가 이런 진술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질문 4 】
그나저나 박 전 대통령 재판이 지난 3월에 시작했죠. 벌써 1년이 다 돼 가는데, 대체 언제쯤 끝나는 겁니까?
최순실 씨나 다른 피고인들 재판은 다 끝났잖아요.
【 기자 】
'정치 탄압'을 거론한 박 전 대통령이 재판을 거부하면서 한 달 정도 지연됐는데요.
재판이 벌써 100차례 넘게열렸고 이렇게 대기업 총수들을 증인으로 부르는 것 자체가 재판이 막바지라는 걸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재판 일정은 오는 15일까지 잡혀 있는데요.
결심 공판 일자는 확정적이지 않지만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재판 일정이 마무리되고 3,4주 뒤에는 선고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 질문 5 】
어제 뉴스추적에서도 다뤘는데, 박 전 대통령은 국정원 특활비 관련해서도 재판받는 거 아닌가요?
【 기자 】
네, 같은 뇌물 관련 혐의이긴 하지만 국정농단 재판이 최순실 씨와의 공모 행위 중심이라면,
국정원 특활비 재판은 박 전 대통령의 개인적인 유용에 맞춰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재판부도 다른데요.
지금까지는 형사22부에서 국정농단 재판을 담당했는데,
특활비와 관련해서는 돈을 상납한 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과 함께 형사32부에서 재판을 받습니다.
【 질문 6 】
그래서 국선 변호인에게 맡기지 않고 유영하 변호사를 따로 선임한 거군요?
【 기자 】
네, '투트랙'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겠는데요.
국정농단 재판은 거부하면서도 공소사실에 자신이 직접 맞닿아 있는 특활비 재판은 적극 방어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 앵커멘트 】
국정농단 재판이 끝나나 싶더니, 특활비 재판으로 또 한동안 날 선 법정공방이 이어지겠네요.
이도성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