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대기업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30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4일 추가 기소됐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작년 4월 기소된 삼성·롯데 뇌물수수, 미르·K스포츠재단 대기업 출연 강요, '비선 실세' 최순실씨 이권 관련 직권남용 등 18개 혐의를 포함해 모두 20개 혐의 사실로 재판을 받게 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박 전 대통령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및 국고손실,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3년 5월부터 작년 7월까지 남재준·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매월 5천만∼2억원씩 총 35억원의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대통령은 또 이병호 국정원장에게 요구해 2016년 6월부터 8월까지 매월 5000만원씩 총 1억5000만원을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지원해주도록 요구한 혐의도 있다.
검찰 수사 결과, 국정원 상납 자금 중 상당액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사무실 금고에 보관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국정 운영과 거리가 먼 사적 용도에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우선 35억원 가운데 15억원은 이재만 전 비서관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로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원에서 받은 돈을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운영한 의상실 관리비, '문고리 3인방' 등 측근 격려금, 삼성동 사저 관리비, '기 치료'·주사 등 비선 진료비로 쓴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또 국정원 상납금 가운데 상당액이 최순실씨에게 흘러간 흔적도 포착됐다.
검찰은 최순실씨가 최측근 인사들에게 주는 명절·휴가 격려금 내역을 자필로 정리한 메모도 확보해 국정원 상납금 관리 및 사용 과정에 최씨가 일부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메모에는 BH라는 문구 옆에 J(정호성), Lee(이재만), An(안봉근)을 뜻하는 이니셜과 함께 지급 액수 내역이 적혀있다.
35억원 중 나머지 약 20억원은 이재만·정호성 전 비서관이 직접 관저 내실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가운데 일부가 윤전추 전 행정관을 통해 최순실씨가 운영하던 의상실에 건네진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박
검찰은 특활비를 상납받은 목적과 사용처 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22일과 26일 각각 소환조사와 방문조사를 추진했지만, 박 전 대통령의 거부로 모두 무산됐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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