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초등학교에서 선행학습이 필요한 숙제를 금지하고 1·2학년을 대상으론 '숙제 없는 학교'를 운영키로 했다. 또 중학교에서는 객관식 시험없이 서술형 시험과 수행평가로만 학생을 평가하는 시스템을 시범도입한다.
3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시교육청 2018년 주요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선행학습이나 부모 도움이 필요한 일명 '엄마숙제'를 없애기로 했다. 정식교육과정에서 한글을 배우지 않은 1학년의 경우 받아쓰기나 알림장 쓰기 등 한글을 알아야 하는 숙제를 내지 않도록 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초등 1·2학년의 숙제를 모두 없애라는 것은 아니다"며 "과도하거나 한글을 꼭 알아야 하는 숙제는 내지 말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또 중학교 22곳을 '학생 성장 모니터링 시스템' 선도학교로 선정해 객관식 시험을 내지 않게 할 계획도 발표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4점짜리 문제를 찍어서 맞춘 학생이 2점짜리 문제를 찍어서 맞춘 학생보다 잘한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는 4차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없다"며 "단기간에 확대할 계획은 없지만 분위기를 조성해 차츰 늘려나가겠다"고 했다.
이밖에도 서울시교육청은 초등학교 정규수업에서 특정 과목 수업에는 2명의 교사가 들어오도록 하는 '1수업 2교사제'를 공립초 10개교에서 3월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또 현재 189개교인 혁신학교는 200개교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병설유치원은 16곳(47학급), 단설유치원은 1곳(7학급) 신설하고, 병설유치원도 9곳에서 11학급을 늘리기로 했다.
업무계획엔 포함되지 않았지만 자사고 학생선발권을 사실상 폐지하는 '완전추첨제' 도입도 검토중이다. 조 교육감은 "완전추첨제 도입이 가능한지 법제도적 검토하는 단계라고 생각하면 된다"며 "3월 발표 예정인 2019학년도 고입전형 기본계획에서 도입 여부를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종합감사결과에 따르면 외국어고를 포함한 서울지역 고등학교들이 중간·기말고사 출제와 채점을 부실하게 해온 사실이 적발됐다.
은평구 사립고인 A고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중간·기말고사 출제오류가 141건에 달했다. A고는 정답을 바꾸거나 복수정답을 인정하는 정답정정을 할 때 교과협의회·학업성적관리위원회 심의를 받아야함에도 불구하고 교장 결재만으로 처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밖에도 서울시내 B외고는 지난해 기말고사에서 일부 과목의 서술·논술형 문제를 교사 1명이 채점하고 점수를 준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 이상의 채점자가 따로 점수를 매겨 평균 점수를 부여하는 서울시교육청 지침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이 학교는 이밖에도 1학년
C외고 역시 B외고와 마찬가지로 서술·논술형 문제를 1명이 채점했음에도 봉투에는 2명이 채점한것처럼 서명한 사실이 밝혀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정기고사 소홀과 관련해 3개교에 기관주의·경고 처분을 내렸다.
[조성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