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저소득층에, 남성은 고소득층에 비만 많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은 저소득층일수록, 남성은 고소득층일수록 비만이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강영호 교수와 김익한 전공의 연구팀은 2009~2014년 국민건강보험 건강검진에 참여한 3909만3653명(남성 1889만8725명, 여성 2019만4928명)을 대상으로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와 소득수준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연구결과 우리나라 245개 모든 시·군·구에서 저소득층 여성이 고소득층보다 비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은 현상은 외국에서도 보고된 바 있지만, 우리나라 모든 시·군·구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가 25이상인 경우를 비만으로 정의하고, 각 조사대상자의 건강보험료를 소득의 대리지표로 사용해 지역별 소득계층을 5단계로 구분했다.
여성의 소득 1단계와 5단계 그룹간 비만율 차이가 가장 큰 지역은 서울 용산구와 경북 울릉군으로 두 지역 모두 8.9% 포인트의 차이가 났다. 이어 강원 양구군(8.6% 포인트), 강원 화천군(8.2% 포인트), 서울 강남구(8.2% 포인트), 전남 장성군(8.1% 포인트), 전북 진안군(8.1% 포인트) 순이었다.
반면 남성은 고소득층에서 비만율이 높았다. 전체 245개 지역 중 대부분인 243개 지역에서 이 같은 현상이 확인됐다. 경기 과천시(-2.2% 포인트)와 대전 유성구(-0.4% 포인트)를 제외하고, 충북 옥천군(7.9% 포인트), 경남 고성군(7.8% 포인트), 충남 부여군(7.6% 포인트), 경기 가평군(7.2% 포인트) 등은 고소득층 남성의 비만율이 저소득층보다 7% 포인트 이상 높았다.
연구팀은 여성은 어릴 적 요인이, 남성은 성인기 이후의 요인이 비만에 영향을 미쳐 이런 차이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강영호 교수는 "여성은 학교에 들어가기 전 어린 시절에 이미 생애 체질량지수의 궤적이 결정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와 달리 남성은 성인기 이후의 에너지섭취량, 좌식생활 등이 소득수준과 비례하면서 고소득층의 비만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지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