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67·구속)의 국정원 공작비 유용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이르면 이번주 원 전 원장의 부인을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1일 알려졌다. 검찰은 또 원 전 원장의 자녀들이 강남 고가 아파트를 매입하는 데 국정원 자금이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원 전 원장이 2010년 7월께 국정원 공작비 약 10억원을 들여 서울 강남구 도곡동 I빌딩 최상층에 '호화 안가'를 꾸미는 과정에 부인 이모씨가 적극 관여한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조만간 이씨를 불러 직접 고급 가구와 집기를 고르는 등 인테리어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추궁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원 전 원장이 823㎡ 규모의 꼭대기 층 전체를 주거용으로 꾸미기 위해 인테리어공사비 등 약 10억원을 해외공작비 항목으로 집행한 사실을 국정원 기획조정실 자료 등을 통해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타워팰리스 인근에 있는 I빌딩은 지상 18층 높이로 국정원 소유다.
국정원은 2011년 8월께 원 전 원장 가족이 I빌딩 안가를 사용 중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철거 공사를 하면서 "낡은 내곡동 관저를 수리하며 임시로 지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씨는 정식 공관과 별개로 안가를 주로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 원 전 원장이 이같은 과정에서 거액의 국정원 예산을 전용한 것으로 결론나면 횡령 또는 국고손실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 수 있다.
검찰은 또 원 전 원장의 자녀들이 강남 고가 아파트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원 전 원장이 유용한 국정원 자금이 흘러들어갔을 가능성도 조사 중이다. 원 전 원장은 1남 2녀를 두고 있다. 국내 최대 법률사무소 변호사인 원 전 원장의 장남은
[이현정 기자 /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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