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도 이러는데, 우리 소방관들은 왜 차량 유리를 깨지 않았을까요.
이 사진부터 보시죠.
소화전을 막고 있는 차량의 유리를 깨서 소방호스를 연결한 겁니다. 소방차 진입에 방해되면, 경찰차도 가차 없이 밀어버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했다면 어찌 됐을까요. 답은 소방관들이 대부분 사비로 물어낸답니다.
나무 위 벌집을 없애줬더니 나무가 탄 걸 배상하라고 수백만 원을 요구해, 소방관들은 십시일반 돈을 걷어 물어줬습니다.
구급차로 옮기던 만취한 사람이 갑자기 뛰어내려 뒤에 오던 차량에 치여 숨졌는데, 유족들은 구조대원에게 소송을 걸었습니다.
소송 비용이요? 전부 다 구조대원이 물었죠.
우리도 뒤늦게나마 소방관들의 책임을 줄이거나 면제하는 법안이 최근 국회에서 통과됐습니다. 하지만 당초 개정안에 있던 손해배상 면책 조항은 쏙 빠졌습니다.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가 그 이유입니다. 이런 식이라면 소방관들은 몸을 사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손해배상 소송의 당사자를 국가나 지자체로 하자는 법안도 국회에 발의돼 있는데 이게 국회의 문턱을 통과할까는 사실 미지수입니다.
이번 사고를 놓고, 소방관들의 잘못이 많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눈앞에 사람이 죽어가는데 '아, 내가 저 차를 부수면 나중에 법원에 가야 하겠지', '내 돈으로 물어줘야겠지' 찰나라도 이런 망설임이 들게 해서 되겠습니까.
소방공무원들이 사고 현장에서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게 하는 길이 뭔가는 우리 모두 이미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