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블라인드 채용 방식으로 대통령 비서실 전문임기제 공무원을 뽑은 결과 합격자가 모두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그동안 여성들의 유리천장이 두터웠다는 방증"이라며 "실력대로 평가받는 블라인드 채용이 확대됐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는 △일자리통계 전문가 △통번역 전문가 △문화해설사 △동영상 전문가 △포토에디터 등 5개 직위에 6명을 전문임기제(최대 임기 5년) 공무원으로 채용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번 채용은 서류심사와 면접시험·실기테스트 등의 과정으로 진행됐고 경쟁률은 44대 1이었다.
청와대는 서류에 학력과 출신지, 나이, 가족관계 등을 기재하지 않도록 했다. 경력과 전문성 등에 중점을 두고 평가했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설명이다. 그 결과 최종 합격자 6명의 성별은 모두 여성이었다. 출신 대학은 연세대 2명, 숙명여대, 덕성여대, 서울예대, 경일대 등 다양했다.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은 "블라인드 채용을 해보니 관행에 가려 있던 우수한 재능의 여성을 대거 모시게 됐다"라며 "관행대로라면 이런 결과가 안 나왔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번 블라인드 채용 결과를 두고 누리꾼들은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해당 기사에 댓글을 단 남녀 성비가 6대 4 정도로 남성의 비율이 높았지만 "공정한 채용 방식"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누리꾼 binb****는 "정부가 기업에게 떠넘기는 게 아니라 직접 시범을 보이는 모습이 좋아보인다"며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지는 사회였으면"이라고 밝혔다.
gksw****는 "이 기사가 기쁘면서도 슬픈 건 여성이 그동안 여성이라는 이유로 취업시장에서 차별받아왔다는 증거니까…"라고 말했다.
eprn****는 "말로만 한 게 아니라 블라인드를 제대로 한 듯"이라며 "여자가 서류·필기·면접 점수 높아도 남자 뽑아야 한다고 대놓고 떨어뜨리는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학벌 등의 스펙보다 실력을 우선시했다는 점을 높게 산 누리꾼도 있었다. vipn****는 "출신 학교와 상관 없이 열심히 경력을 쌓은 사람들이 뽑힌 게 눈이 띈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블라인드 채용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블라인드 채용이 공평한지 모르겠다"며 "학벌도 엄연한 노력의 결과물이고 웬만한 스펙 중 들어간 시간과 노력이 큰데 블라인드로 하면 역차별이 아닌가 싶다"고 주장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좋은 대학에 들어가서 좋은 교육을 받으면 그만큼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니 명문대생들이 피해를 보는 건 아니다", "블라인드 채용 시 떨어질 사람이 학벌로 붙는 게 더 이상하다" 등의 논리를 들어 반박했다.
또다른 누리꾼은 "여성의 능력이 남성보다 뛰어난 게 입증됐으니 남성 위주의 정책을 펼쳐서 균형을 맞추자"라고 말했다. 그러자 "남성부가 신설돼야 한다"고 동조하거나 "남성 vs 여성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논리는 자제하자"고 맞섰다.
[김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