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이 술자리가 잦아지는 연말연시를 맞아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시작한 1일 유흥가가 밀집한 강남의 교통경찰들은 어떻게든 '잔머리'를 굴려 위기를 모면하려는 운전자들과 한바탕 전투를 벌여야 했습니다.
새벽 1시 강남서 교통안전1팀 소속 경찰관 6명이 강남구 도산대로에서 음주단속을 시작했습니다. 불과 30분 만에 음주감지기는 3차례나 알코올에 반응했습니다.
"노약자나 어린이조차도 불 수 있습니다. 5초 동안 풍선 불듯이 불면 됩니다."
서울 강남경찰서 교통안전1팀장 송국섭 경위는 이 말을 10차례 넘게 반복했습니다. 그러나 음주단속에 걸린 30대 남성 A 씨는 들은 체 만 체했습니다.
흰색 벤츠 승용차에서 내린 A 씨는 음주측정기의 빨대에 수차례 입을 들이댔지만 매번 숨이 짧았습니다.
송 경위와 유경균 경장이 달라붙어 말 그대로 어르고 달랬습니다. "자꾸 이러시면 음주측정 불응으로 간주됩니다!" "선생님, 그냥 '후∼'하고 불면 됩니다. 5초만 부시면 돼요."
A 씨는 "5초 되지 않았느냐"라거나 "물 한잔 더 달라"라며 측정을 할 때마다 고집을 피웠습니다. 그는 송 경위가 굳은 표정으로 "한 번 측정 거부한 것으로 간주하겠습니다"라고 말하자 그제야 제대로 불었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치는 0.049%였습니다. 면허 정지 하한선인 0.050%에 살짝 못 미친 수치입니다.
송 경위가 "이번에는 훈방 조치하지만 얼마든지 수치가 상승할 수 있습니다. 강제할 수는 없지만, 대리기사를 부르세요"라고 타일렀다. A 씨는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물러났다.
세 번째로 음주가 감지된 40대 남성은 면허정지 100일에 해당하는 0.081%가 나왔습니다. 이 남성은 음주측정에 순순히 응했습니다.
서울경찰은 이날부터 두 달간 특별단속을 한다. 20∼30분마다 자리를 옮기며 저녁뿐 아니라 출근 시간대, 낮에도 단속에 나섭니다. 특히 음주 운전 차량에 동승한 사람도 '방조' 혐의로 처벌할 방침입니다.
2014∼2016년 음주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연평균 37명으로 이 중 15명(41%)이 차와 차가 부딪쳐 난 사고로 숨졌습니다. 나머지는 차량 단독사고(12명), 차와 사람이 부딪친 사고(10건) 등이었습니다.
송 경위는 "오늘은 그나마 수월한 편"이라면서 "연말연시가 되면 3차례 측정 거부로 간주할 때까지 제대로 숨을 안 불어 승강이를 벌이는 적발자가 늘어난다"면서 "날도 추운데 제발 좀 한 번에 측정할 수 있도록 협조해줬으면 한다. 어차피 숫자는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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