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고등학생의 학업성취도를 조사한 결과 보통학력 이상인 학생의 비율이 고등학생은 국어·영어·수학 모두에서, 중학생은 국어·영어에서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어와 수학의 경우 중·고등학생 모두 기초학력 미달인 학생의 비율이 늘어났다.
29일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7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는 해마다 시행하는 평가를 2008년 전수평가로 전환한 이후 올해 처음으로 표집평가로 바꿨다. 지난 6월 전체 중3, 고2학생 93만5059명의 약 3%인 2만8131명을 표집해 진행했다.
평가 결과 국어과목 보통학력 이상 성취비율은 중3의 경우 90.1%에서 85.2%로, 고2는 84.1%에서 76.2%로 감소했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도 중3 학생은 2.0%에서 2.5%로, 고2 학생은 3.2%에서 4.7%로 증가했다. 보통학력 이상은 교과과정의 50% 이상을 이해하는 학생을 가리키며, 기초학력 미달은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을 뜻한다.
수학은 보통학력 이상 성취비율이 중3 68.2%에서 68.4%로, 고2 78.2%%에서 76.9%로 소폭 변동했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중3 4.9%에서 6.9%로, 고2는 5.3%에서 9.2%로 늘어났다. 다만 영어과목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중3, 고2 학생 모두 각각 4.0%에서 3.1%로, 5.1%에서 3.8%로 감소했다.
이번 평가에서 중·고등학생 모두 수학과목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증가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수시모집 확대, 자유학기제 등으로 학력저하가 일어난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수시모집 비중이 70% 이상을 차지함에 따라 학생들이 성적이 잘 오르지 않는 수학을 포기하고 다른 과목 공부를 통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려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또 이번에 평가를 실시한 중3 학생들이 1학년이었던 2015년에 전체 중학교의 약 70%가 자유학기제를 실시했는데 중간·기말고사 등 지필고사를 보지 않은 것이 성적으로 나타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업성취도는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며 "올해는 전수가 아니라 표집 방식으로 치러져 시험 분위기가 달라진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별로 살펴보면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전 과목에서 남학생의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여학생보다 낮게 나타났다. 특히 국어와 영어에서는 성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국어과목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남학생 중 중3에서 80.2%%, 고2에서 69.5% 였는데 여학생은 중3에서 90.7%, 고2에서 83.6%가 보통학력 이상으로 분류됐다. 영어도 남학생 보통학력 이상 비율(중3 68.9%, 고2 78.5%)이 여학생의 비율(중3 78.3%, 고2 86.7%)보다
지역별 격차도 계속됐다. 중·고등학교 모두 대도시가 읍면지역에 비해 학업성취도가 높았다. 특히 중3 학생의 수학과 영어 과목에서 그 격차는 두드러져 수학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대도시 72.6%, 읍면 58.6% 였고, 영어는 대도시 77.0%, 읍면 65.0% 였다.
[조성호 기자 /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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