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가해자에게, 그것도 법정에서 가장 중립적이어야 할 판사가 한 말입니다.
지난달, 술을 마신 남성이 여대 캠퍼스에 침입해 여대생을 강제 추행한 사건이었는데, '음주를 했다면 성추행은 이해될 수 있다'는 식의 이 발언, 피해자 입장에서 한 번만 생각해봤다면 쉽게 나올 수 없는 말이죠.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있을 정도로, 남녀 간의 차이는 큽니다만, 이걸 가르쳐주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우리 성교육은 교육과정 중에도 뒷전으로 밀려나 있죠. 다 커서 받는 기업에서의 성희롱 예방교육도, 내용을 살펴보면 가관입니다.
고용노동부가 인증한 교육기관의 강사조차 '여성이 지나치게 예민한 거다', '남자직원들 때문에 여성들이 외모에 신경을 쓰는 거다' 같은 얘기를 교육시간에 하고 있으니까요.
교육 수준이 저러니, 직장여성 절반 이상이 아직도 직장에서 성희롱을 경험하고 있는 겁니다.
오죽하면 여성들만 입장시키는 '안전' 뮤직 페스티벌까지 생겼을까요?
전 세계로 확산된 성추행 경험 고백, '미투 캠페인' 덕에 우리나라에도 직장 내 성추행에 회사가 제대로 대처하지 않으면 처벌을 하는 법안이 마련됐죠.
물론 법도 중요합니다만, 남녀 간 인식의 격차를 줄이려는 노력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결과는 사후약방문식의 상황이 반복될 뿐입니다.
남자는 화성, 여자는 금성에서 영원히 머물 수밖에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