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 방문해 표창 수여 중인 빈센트 브룩스 유엔군사령관. 포복으로 귀순 병사를 구한 송, 노 중사와 상황 지휘한 권영환 중령/ 사진=한미연합사 |
북한 병사의 귀순으로 남한과 북한의 희비가 교차했습니다.
지난 13일 귀순한 오 씨(25)는 판문점 JSA를 직접 경비하는 부대 소속이 아니라 경비부대를 지원하는 후방 지원부대 소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보 당국의 한 소식통은 "북한군 병사가 판문점을 통해 귀순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북한은 JSA 경비병력을 모두 교체한 징후가 식별됐다"면서 "경비병력이 모두 교체된 정황으로 미뤄 해당 부대 지휘관 및 상급부대 간부들도 문책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경비병력의 교체는 귀순자의 군사분계선(MDL) 월경을 저지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물은 차원으로 보입니다.
북측 JSA 경비병력은 장교를 포함해 35∼40명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체되기 전 북측 경비병력 추격조는 귀순자를 향해 권총과 AK 소총 등으로 40여 발을 쐈으며 이 가운데 1명은 병사를 뒤쫓다가 JSA 내 군사분계선을 넘기도 했습니다.
또 북한은 귀순자가 군용 지프를 타고 건너온 '72시간 다리'를 폐쇄한 정황도 식별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귀순자는 시속 70~80여㎞의 속도로 72시간 다리 북쪽의 초소를 그대로 통과해 이 다리를 건너 MDL 쪽으로 접근했습니다. 72시간 다리는 판문점 서쪽을 흐르는 사천(砂川) 위에 콘크리트로 만들었습니다.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이후 72시간 만에 건설했다고 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북한은 72시간 다리를 일단 폐쇄한 다음, 잠금장치가 있는 '통문'을 설치하려는 징후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잠금장치로 통문을 닫아놓고 초소에서 신원이 확인된 군인과 차량에 한해 통문을 열어 통과시키는 형태로 운용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한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귀순 과정에서 피격당한 북한 군인을 직접 구조한 JSA 경비대대 소속 두 육군 중사가 유엔군사령관 표창을 받았습니다. 10m 뒤에서 이들을 엄호한 한국군 JSA 대대장에게도 같은 표창이 수여됐습니다.
빈센트 브룩스 유엔군사령관(미 육군 대장·한미연합사령관 겸직)은 23일 JSA 경비대대(캠프 보니파스)를 찾아 권영환 중령(육사 54기)과 송승현(28), 노영수 중사(29)에게 표창 메달을 전달했습니다. 브룩스 사령관은 노 중사와 송 중사, 권 중령 순으로 메달을 직접 가슴에 달아주고
귀순 사건 당시 두 중사는 적의 총격 위협에도 불구하고 북한군 구출 작전에 앞다퉈 자원했다고 합니다. 권 중령이 “자신 있냐”고 묻자 두 중사는 “자신 있다.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답한 뒤 포복으로 북한 병사에게 다가가 상체를 끌어내 안전지대로 옮겼습니다.
주한미군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표창 수여식을 생중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