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지진 진앙지 주변에 흙탕물이 땅속에서 분출되는 현상이 관측되면서 '액상화 현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경재복 한국교원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현장을 둘러본 결과 포항 지진의 진앙 2~3km 반경 내에서 액상화 현상이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액상화 현상은 지진으로 지하수와 토양 모래층이 뒤섞이면서 진흙탕처럼 지층이 물렁물렁해지는 현상으로, 액상화 발생 시 지반이 약해져 건물 붕괴 등의 위험이 따를 수 있다.
경 교수는 "이번 포항 지진의 경우, 다행히 규모 자체가 작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심하지는 않다"며 "시간이 지나면 액상화 현상이 발생한 지층은 평소 상태로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퇴적층이 발달한 강변이나 해안 지역, 특히 인위적으로 매립한 곳에서는 액상화 현상에 대비해 땅속 깊은 곳 까지 파일을 박는 등 내진 설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손문 부산대학교 지질환경학과 교수는 "포항 진앙 주변도 천만 년 전 까지 물속에 잠겨 있던 지역이라 지반 자체가 약하고 지층이 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액상화에 대한 준비가 별로 안 돼 있어 이번 피해가 발생한 것"이
앞서 이번 포항에서 발생한 액상화 현상은 국내 첫 사례로 확인되면서 지난 19일 행정안전부와 기상청 등이 굴착·시추 작업을 통해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디지털뉴스국 이지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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