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학 "희망 있는 삶 원해…무기징역만은 피해달라"

딸 초등학교 동창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무기가 아닌 징역형을 선고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의 변호인은 이영학이 범행 당시 환각제에 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도 주장했다.
이영학은 17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성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신의 첫 공판에서 "딸을 위해 희망 있는 삶을 살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북부지방법원 702호 대법정에 선 이영학은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앞서 이영학은 딸의 친구인 A양을 살해하고, 시신을 강원 영월군 야산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바 있다. 그는 "아내가 보고 싶어 범행을 저지른 것 같은데, 왜 이런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며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다. 꼭 갚으며 살겠다"며 무기징역만큼은 피해달라고 호소했다.
검사 측에서 이영학의 딸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하자, 이영학은 "딸만큼은 여기서 만나고 싶지 않다"고 울먹였다. 재판부가 "피해자가 사망했는데 어떻게 용서를 구하느냐"고 묻자, 그는 아무말 도 없이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이영학의 도주를 도왔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박 모씨는 이날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이 씨를 차에 태운 것은 맞지만 그가 살해, 시체유기 등 범죄를 저지르고 도피 중인 것을 알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영학의 집을 구해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휴대폰을 빌려줬을 뿐'이라 답했다. 12월 8일에 다시 열리는 재판에서는 박 씨의 주장이 사실인지에 초점이 모아질 전망이다.
[나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