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논의를 지켜보며 6개월 동안 침묵해온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공사 노조)가 입을 열었다.
공사 노조는 인천공항공사의 공개채용을 통해 입사한 이른바 정규직 직원들이 노조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인천공항 협력업체 직원들로 구성된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조와 구별된다.
공사 노조는 정규직 전환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사측에 "첫 단추부터 잘못 꿰었다"고 진단하면서 정일영 인천공항 사장에게 "원점부터 재검토 하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노조 의견은 지난 10일 인천공항공사 홈페이지 노조 전용 게시판에 게시됐다.
노조는 '공사 직원 채용은 공개경쟁 채용이 원칙이다'는 제목의 입장을 통해 "사회정의 실현과 공공기관의 지속가능한 경쟁력 유지를 위해 공공부문의 일자리는 모든 국민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면서 비정규직의 일괄 정규직 전환을 반대했다. 그러면서 "정규직 전환 논의는 점진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통해 풀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공사 노조는 지난 1일 노사전협의회 노동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전원 공사 직고용'을 요구하며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10일 복귀를 결정한 것에 대해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노조는 "최근 조사에서 취업준비중인 청년층의 46%가 공공기관 취업을 원한다고 응답한 것만 봐도 공기업, 특히 인천공항의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층이 얼마나 많을 지는 자명하다"면서 "일부 비정규직에서 주장하고 있는 '전원 직고용 승계'는 이러한 청년들의 선호 일자리를 강제적으로 선점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노조는 "공개전형없이 수시채용으로 협력업체에 입사한 직원을 공사가 무조건 승계하는 것은 현재 공공기관 채용 비리를 전수조사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자가당착"이라면서 "공공기관의 채용은 국민적 수용이 가능한 '공개경쟁채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비정규직 직원처럼 관련 경력이 있는 직원에게는 합당한 가점
노조 집행부는 이 글을 게시하기 하루 전인 지난 9일, 사장실 입구에서 20여분간 침묵 시위를 벌였다. 당시 노조 위원장은 정일영 사장과 만나 비정규직 전원 공사 직고용 반대 등의 의사를 전달하고 공정한 전환 논의를 촉구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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