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됐다가 사업이 지지부진하거나 끝내 취소돼버린 곳들이 치안의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어두워지면 무서워 밖으로 나가기조차 꺼리고 있습니다.
윤길환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기자 】
최근 재개발 사업이 무산된 경기도의 한 구도심입니다.
으스스한 골목길을 걷는 여성이 위태로워 보입니다.
드문드문 보이는 가로등으로는 바로 앞만 보일 뿐이고, 방범용 CCTV는 찾아보기도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골목이 되게 어두운데, 그러다 보니 청소년들이 담배 피우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아, 돌아서 가야 하나, 돈 뜯기는 건 아닌가…."
10년 전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됐다가 결국 취소되는 사이에 치안이 극도로 취약해진 겁니다.
재개발 사업 진행이 더딘 곳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재개발 지역의 한 빈집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활짝 열린 방 안에 누군가 들어와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운 흔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민들은 어두워지면 밖으로 나가기조차 두렵습니다.
▶ 인터뷰 : 인근 주민
- "(걷다가) 막상 정말 무슨 일이 생겨서 소리 지른다고 해도 정말 혼자 사라질 것 같은…."
20군데 재개발 지역이 지정된 경기도 수원의 경우, 단 3곳을 빼곤 사업이 지연되거나 아예 무산됐습니다.
지자체에선 치안시설 보수를 꺼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담당 지자체 관계자
- "(만약에) 세금을 투자해서 비용을 들여서 치안을 수리했어요. 그런데 사업이 갑자기 진행돼서 철거하게 되는 경우도 생길 수도 있잖아요. 그런 게 참 애매한 거죠."
기약이 없는 재개발을 앞두고 해당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희 VJ
영상편집 : 이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