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붉게 물든 단풍을 보려고 가을 산행 가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그런데 산 정상에서 마시는 이른바 '정상주' 때문에 산악사고가 끊이질 않습니다.
김영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발목을 다친 여성이 구조대원의 도움을 받아 헬기로 이송됩니다.
한 남성은 산행 중 심정지로 정신을 잃었습니다.
모두 음주 산행이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지난 3년간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산악사고 1천 6백여 건 중 30%는 음주로 인한 사고입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가을 산행을 즐기려는 등산객들로 붐비는 한 국립공원을 둘러봤습니다."
등산로 초입부터 길게 늘어선 식당은 등산객들의 음주를 부추깁니다.
▶ 인터뷰 : 식당 관계자
- "(막걸리에) 백숙 다 있어요. 드시고 가세요. 오셔요."
산 중턱 곳곳에서는 맥주를 들이키고, 막걸리와 소주병을 줄지어 세워놓고 연신 건배를 합니다.
정상에는 경치 좋은 곳에 자리 잡은 등산객들이 이른바 '정상주'를 즐깁니다.
▶ 인터뷰 : 음주 산행 등산객
- "성취감도 있고, 그냥 이런 데 올라와서 한 잔 하면 좋잖아요. 기분도 좋고…."
실제로 음주 산행을 하면 인체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실험해봤습니다.
두 사람이 소주 반 병씩 마신 뒤, 1시간 동안 운동을 한 사람이 휴식을 취한 사람보다 체온이 더 빨리 내려갔습니다.
▶ 인터뷰 : 양중일 / 대전 선병원 응급의료센터
- "(술이 빨리 흡수돼) 인지능력 장애 또는 일시적인 고혈압, 탈수 등을 흔히 일으킬 수 있습니다."
산에서의 음주를 단속할 근거가 없다보니 등산객들의 음주 산악 사고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