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우병우 비선보고` 추명호 전 국장 구속영장 재청구

검찰이 국가정보원의 정치공작을 주도하고 민간인·공직자를 뒷조사해 우병우 전 대통령 민정수석에게 비선보고한 혐의(국정원법상 정치관여·직권남용)를 받는 추명호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지난달 20일 한차례 기각된 후 11일만이다.
1일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는 "국정원의 추가 수사의뢰를 중심으로 수사한 결과, 추 전 국장의 혐의가 인정되고 구속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돼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추 전 국장은 이명박정부 시절 국정원에서 일하면서 문성근 씨, 김미화 씨 등 정부에 비판적인 연예인의 퇴출공작과, 야권 정치인 비난 공작을 기획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박근혜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실행에도 가담했다고 한다. 또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이 우 전 수석에 대한 감찰을 시작하자 그 동향을 사찰해 감찰 대상자인 우 전 수석에게 보고했다는 혐의도 있다.
검찰은 앞서 추 전 국장이 국정원의 정치공작을 주도했다는 혐의로 한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이후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수사의뢰를 중심으로 추가 수사를 벌였고 구속영장을 재청구하기로 했다. 국정원 적폐청산 TF는 추 전 국장이 이 전 특별감찰관뿐만 아니라 우리은행장, 김진선 전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등에 대한 동향과 비위 첩보를 수집해 우 전 수석에게 보고했다며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검찰은 추 전 국장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앞으로도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불법사찰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우 전 수석과 최윤수 전 국정원 2차장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조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