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부산의 한 신축 오피스텔이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졌다는 소식, 전해 드렸는데요.
어찌 된 일인지 지반 보강공사를 한 뒤로 건물이 더 기울어져 주민들은 한달째 집에도 들어가지 못한 채 피난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도미노처럼 주변 건물들에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해당 지자체는 시공사에만 맡긴 채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박상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기울어진 건물을 철제 기둥 10여 개가 떠받들고 있습니다.
지반 보강공사를 끝내고 건물을 바로 세우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더 기울지 말라고 시행한 보강공사 후에 건물이 더 삐딱해졌습니다.
당초 건물 꼭대기가 한쪽으로 45cm 정도 이동했던 건물이 보강공사를 끝냈을 땐 70cm로 더 기울었고, 공사가 끝나고 나서도 무려 35cm나 더 기운 겁니다.
▶ 인터뷰(☎) : 시공사 관계자
- "(바닥에 구멍) 28개를 콘크리트로 뚫고 들어가니까 밑에 기둥 받쳐놓은 게 양생(굳히기)이 덜 된 상태에서 쭉 기울어졌어요."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더 큰 문제는 이 오피스텔 주변 건물에서도 도미노처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육안으로도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비스듬한 건물을 찾을 수 있는데,
전문가의 확인 결과 기울어진 건물이 모두 7곳으로 늘었습니다.
▶ 인터뷰 : 주변 빌라 입주민
- "마음이 항상 불안하죠. 집에서 벗어나는 순간까지는 불안한 상태죠."
시공사는 건물을 조금씩 들어 올려 하루에 20cm 정도씩 기울기를 줄이고 있다며 다음 주까지는 원상복구가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기울어진 원인과 연약 지반에 대한 정밀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아 한 달째 집밖에서 생활하고 있는 입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합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권용국 VJ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