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연예인 등을 퇴출하려고 광고주인 기업까지 압박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김순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이명박 정부에서 문화예술인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문성근 씨.
지난달 18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문 씨는 자신을 겨냥한 관제데모 정황이 국정원 문건에 담겨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인터뷰 : 문성근 / 배우 (지난 18일)
- "(국정원 내부) 문건을 본 거죠. 그 안에 어버이연합을 동원한 시위라든지 몇 차례에 8백만 원을 지불한다든지…."
그런데 국정원이 블랙리스트 연예인을 출연 중인 방송 프로그램에서 퇴출시키기 위해 광고주인 기업까지 동원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2010년 1월 국정원이 작성한 문건에는 '방송사 간부와 광고주에게 알려 해당 연예인을 배제하라'는 표현이 수차례 담긴 것으로 전해집니다.
같은 해 8월쯤 만들어진 문건에서 나타난 지침은 좀 더 구체적입니다.
'간접 제재로 분량을 축소'하고 '정부나 경제 단체를 통해 대기업이 이들을 쓰지 않도록 유도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인터뷰 : 김미화 / 방송인
- "'전반적으로 쓰지 마라, 그리고 퇴출시켜라' 이런 압박을 가한 것들이 상당히 많이 발견됐죠, 서류가."
특히, 해당 문건에는 퇴출 시기와 방법까지 언급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검찰은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조만간 기업 관계자와 연예인 등 관련자를 소환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