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유족 측 "책임 인정한 경찰들, 법정 나와 증언하라"
고(故) 백남기 농민을 쓰러뜨린 살수차 운전요원 2명과 현장 지휘관이었던 총경급 경찰관이 배상 책임을 모두 인정하며 사죄한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유족 측은 이들을 법정에 증인으로 세워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백씨 유족 측 소송대리인은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42부(김한성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변론에서 "신윤균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4기동단장(현 경찰청 성폭력대책과장)과 살수차 운전요원이던 최모·한모 경장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신 총경과 최·한 경장은 이달 26∼27일 법원에 청구인낙서를 제출한 상태입니다.
청구인낙서란 원고 측 청구를 모두 인정하며 승낙한다는 취지로 피고가 법원에 제출하는 문서입니다.
이들은 청구인낙서에서 자신의 책임을 모두 인정하고 유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족 측 대리인 김인숙 변호사는 "정말 사죄할 뜻이 있다면 법정에 나와서 있는 그대로 증언함으로써 사실관계를 밝히는 것이 진정한 사과이자 도리"라며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상황에서 물대포를 쏘았는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신 총경 등의 진술이 (공동 피고)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 구은수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책임과 직접 관련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증인 신문이 필요할지 의문"이라며 채택을 보류했습니다.
재판부는 증인 신청서를 검토한 뒤 채택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재판부는 또 유족 측이 다음 재판 전까지 신 총경 등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액수와 취지를 변경하면, 신 총경 등이 이를 받아들일지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유족 측은 소송을 낼 때보다 손해배상금 청구 액수를 늘릴 계획입니다.
이에 최·한 경정 측 대리인은 "급여 압류까지 각오하고 청구인낙서를 냈기 때문에 금액을 두고 다툴 뜻이 전혀 없다"고 의견을 냈습니다.
한편 함께 소송을 당한 국가 측은 "유족과 진실한 협의를 할 생각이 있으며 내부적으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내부 검토가 끝나지 않아 아직 명확하게 의견을 밝힐 수는 없으며 향후 입장을 말하겠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유족들은 백씨가 중태에 빠져 있던 지난해 3월 국가와
백씨는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고 중태에 빠진 뒤 소송이 진행 중이던 이듬해 9월 25일 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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