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모 씨는 평균이 60점이 안 돼 탈락할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최종 합격자에 이름이 올랐습니다. 감사원 감사 결과, '빽' 덕분에 점수가 조작된 거였죠.
2012년 강원랜드에 입사원서를 낸 또 다른 박 모 씨. 이미 서류전형부터 탈락 점수였지만 누군가 6점을 더해줘 구제됐고, 2차 필기시험에서도 탈락 위기였지만 당시 최흥집 사장의 '빽' 덕분에 합격했습니다.
대기업 고위직 휴대폰에는 취업 청탁 문자메시지가 빼곡하고, 강원랜드 신입사원의 95%는 국회의원 등을 힘입어 합격했으며, 금융감독원까지도 채용 비리가 만연했으니 취업을 앞둔 청년들이 공부에 앞서 '넌 빽 없니'라는 말부터 하는 것도 이해가 되죠.
이른바 빽이 있으면 취직하고, 빽이 없으면 백수 된다는 '유빽유직 무빽무직'이 현실이 된 겁니다.
누구의 잘못일까요?
입사 지원서는 여전히 '권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부모의 직업과 학력, 추천인은 누군지, 심지어 면접 중에 회사에 누구 아는 사람 있냐고 묻기도 한다죠.
또한, 전체 사업장의 4분의 1에서 전·현직 직원 가족의 자녀는 채용 때 가산점을 받습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선, 부정한 취업 청탁은 범죄로 인식해 엄벌해야 합니다. 하지만, 채용 비리가 다 드러나도 이미 취업한 사람들은 대부분 그 직장에 다니고 있죠? 그럼 누구나 다 계속해서 일명 '빽'을 이용해서라도 채용이 되려고 하지 않을까요.
진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다면, 이런 부정 취업자들은 그 자리에서 나오게 해야 합니다.
부모가 좋은 자리에 있어야 자녀가 좋은 곳에 취직하는 '현대판 음서제', 부끄러운 줄 알게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