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 피해에 사과재배 농민 울상 "인건비는 물론 농약값도 건지기 어려워"
19일 오후 안동·문경·예천·청송 등 경북 북부지역에 우박을 동반한 소나기가 내려 수확을 앞둔 농작물이 피해를 봤습니다.
우박과 비는 오후 3시 20분부터 오후 5시 10분까지 안동·문경 등 지역을 이동하며 내렸습니다.
도와 시·군은 긴급 조사에 나서 농작물 1천159㏊가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했습니다. 작목별 피해는 사과 960㏊, 콩 150㏊, 호박 20㏊, 오미자 6㏊, 기타 23㏊다. 지역별 피해면적은 안동 600㏊, 문경 471㏊, 예천 73㏊, 청송 15㏊입니다.
경북 안동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A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농사지은 3만3천여㎡(1만평) 사과밭은 지난 19일 10여분 동안 쏟아진 우박에 엉망이 돼버렸다"며 "우박을 맞지 않은 사과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해마다 과수원에서 후지 품종 5천 박스(20㎏ 기준)가량을 생산해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수확을 기대했습니다.
다른 지역에 6월 우박이 내리고, 한여름 탄저병이 번져 사과 농사를 망쳤다는 소식을 들을 때도 풍년을 기대했습니다.
안동 풍산지역은 지형적으로 풍수해가 거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과수원이 고지대여서 병충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과에 열 군데 이상 우박 상처가 생기자 그는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했습니다.
상처가 한두 개 정도면 반값 안팎에라도 팔 수 있지만, 상처가 너무 많아 상품성이 없어졌습니다.
이런 사과는 주스 가공용으로밖에 사용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정상적으로 출하하면 박스당 3만5천원 정도를 받을 수 있지만, 주스 가공용은 7천원 정도밖에 못 받습니다. 인건비는 물론 농약값도 건지기 어렵게 됐습니다.
다른 농민은 "크기가 작을 때 우박 맞은 사과는 키우고 나서 '우박사과 팔아주기' 행사라도 열어 그나마 처리할 수 있는데 수확 직전 골병든 사과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걱정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농작물 재해보험 약관은 과수농가가 한 차례 보험금을 타면 이듬해 착과율을 평년보다 낮게 잡는 등 까다롭고 임하·길안 지역은 풍수해가 적어 보험 가입률이 20∼30% 정도다
안동시는 공무원을 현장에 보내 정밀 조사를 하는 한편 우박피해 농작물 관리 요령 등을 농민들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20일 경주에서 예정된 일정을 취소하고 우박피해 농가를 찾아 상황을 살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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