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난 3월 개교한 인천 남동구 만수동 청선학교. 14일 오전 평일인데도 학교 안은 한산하다. 학교 주변 아파트는 4~5년 전 보다 10~15% 가량 오른 가격에 매매되고 있다. [지홍구 기자] |
지난 14일 찾은 청선학교 교정은 '서울발 특수학교 설립 논란'에도 고요했다. 마치 학생이 오지 않는 주말을 맞은 것 처럼 인적이 드물었다. 학교 주변 주민들은 특수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일부 서울 주민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학교 옆 아파트에 사는 이모씨(59·여)는 "예전 중학교로 운영될 땐 학생들이 아파트 단지에 들어와 담배를 피고 술을 마셔 경비아저씨들이 쫓아내기 일쑤였지만 지금은 너무 조용할 정도로 좋다. 특수학교 학생들도 인해 우리가 피해본 것은 없다"면서 "왜 특수학교가 혐오시설이 되고 있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 |
↑ 내년 3월 개교할 예정인 인천 남구 도화지구의 청인학교. 14일 오전 공사차량이 학교시설이 건립되고 있는 공사장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지난해 겨울 인근 주민들이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했지만 또 다른 주민들이 설득해 지금은 공사가 원만히 이뤄지고 있다. [지홍구 기자] |
서울 강서 일부 주민들이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해 사회적 파장이 일고 있지만 인천에서는 기본 계획대로 특수학교 설립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지난 2014년, 특수학교 학급수가 법정 기준 대비 72학급이나 초과하자 공립 특수학교 3개교 설립 기본계획안을 마련했다. 지난 3월 개교한 청선학교도 이 일환이다.내년 3월 청인학교, 2020년 3월 서구 검단지구에 서희학교(가칭)까지 개교하면 지역 안배가 완성되고, 기본계획은 모두 마무리 된다. 15년간 공립 특수학교 한 곳도 못 지은 서울과 대조적이다.
이는 특수학교 설립을 돕는 지역 주민의 단결된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업 초기 인천에서도 일부 주민들이 "집값과 지역 이미지에 도움이 안된다"며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했다. 그 때마다 다른 주민들이 나서 확산을 막았다. 청선학교 인근 이삭베스파트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일부 주민들이 집값 하락을 우려하며 입주자대표회의에 안건으로 상정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등이 '함께 살아야 한다'고 설득해 채택되지 않았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청인학교도 작년 겨울이 고비였지만 주민들이 "우리 사회가 끌어안고 가야할 시설"이라고 설득해 사그라졌다. 당시 찬성쪽에 섰던 원명순씨(61·여)는 "우리도 살다가 장애인이 될 수 있고, 내가 아니더라도 자식, 먼 친척중에도 장애인이 있을 수 있지 않느냐"면서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인학교 인근 서화초교 에서 녹색어머니회장을 맡고 있는 안인숙씨(46·여)는 "요즘은 장애인을 벗우(友)자를 써서 장애우라고 부른다. 친구들을 왜 어른들이 분리하느냐"면서 "어른부터 의식이 바뀌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시교육청 특수교육팀 박춘희 장학사는 "서구에 들어설 서희학교(가칭)도 검단신도시 대책위 관계자가 빨리 지으라고 까지 했다"면서 "개발택지 선점 전략과 주민, 시의회 등의 도움으로 초기대응을 잘해 반대여론이 확산되지 않은 점이 원만한 특수학교 설립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수학교가 설립되면 부동산 가격이 하락 한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었다. 청선학교 근처에서 30년 동안 부동산업을 해 온 이창훈씨(71)는 "이 동네에서 제일 비싼 부동산이 청선학교 옆 이삭아파트 인데 4~5년전 2억5000만원 안팎하던 중형 아파트가 3억원 수준으로 올랐고,
[인천 = 지홍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