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자신의 제자인 미성년 습작생들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배용제(54)가 12일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수정)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씨에 대해 징역 8년을 선고하고 20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배씨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보며 "피고인이 여러 피해자를 상대로 지속적·반복적으로 성적 학대 행위와 추행을 일삼고 위력으로 간음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하기는커녕 책임을 회피하며 '피해자들이 합심해서 나를 악인으로 몰고 간다'고 주장해왔고, 이에 피해자들은 엄한 처벌을 내려달라고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배씨는 2012~2014년에 자신의 제자들인 경기 한 고교의 문예창작과 미성년자 여학생 5명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결과 배씨는 제자들에게 입시와 관련한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의 추천서를 받아야 주요 대회에 나갈 수 있는 등 입시에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사실을 이용해 총 5명의 학생을 강제추행, 이 중 2명을 간음한 것으로 드러났다.
배씨는 "너는 내가 과외를 해 주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 같다"며 "너에게 과외해주는 것을 그만 두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등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거부하는 학생을 간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그는 "내게 배우면 대학에 못 가는 사람이 없다. 나는 편애를 잘하니 잘 보여라"거나 "문단과 언론에 아는 사람이 많다. 사람 하나 등단시키거나 문단 내에서 매장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라며 영향력을 과시
배씨는 199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나는 날마다 전송된다'로 등단한 이후 '삼류극장에서의 한때' '이 달콤한 감각' '다정' 등 시집을 출간했다. 최근에는 시집 '다정'으로 2016년 '올해의 남도 시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엄하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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