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KOICA) 본부의 매점 운영권을 가족에게 넘기려고 별도의 규정을 신설해 '낙찰 비리'를 저지른 코이카 직원 A씨가 적발돼 강등처분을 받았다. 이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상사와 팀원에게는 정직과 감봉 처분이 내려졌다. 해당 매점은 2년간 코이카 관계자의 동생과 장모에 의해 운영돼다가 올해 '최고계약 낙찰' 방식으로 입찰 방식이 바뀐 뒤 새로운 사업자에게 운영권이 넘겨졌다.
12일 매일경제신문이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코이카 구내매점 입찰관련 비위 처리결과'에 따르면 코이카 매점 입찰담당 직원 A씨는 2015년 6월 코이카 사내매점 입찰 공고를 내면서 '국가 유공자 및 그 가족'이란 조건을 신설했다.
다른 공공기관이 내거는 ▲장애인 ▲65세 이상 노인 ▲독립유공자 등에게 가산점을 준다는 내용과 달랐다. 이후 진행된 본부 매점 입찰 과정에서 이 자격 조건을 갖춘 A씨의 장모와 동생이 공동입찰서를 냈고 코이카 본부 매점 운영권을 따냈다
비리 사실은 결국 코이카 내부 제보로 드러났다. 낙찰비리를 저지른 입찰담당 직원 A씨는 본인의 가족이 입찰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해당 팀장에게 보고했으나 업무에서 배제되지 않았다. 또한 A씨는 입찰참가자 평가 계획 보고서를 팀 동료에게 맡기며 비위 사실도 은폐하려고 했다. 입찰담당자 가족은 '코이카 위탁운영자 선정 평과결과'에서 경쟁자를 평점 1.5점차로 제치고 '우선순위 협상대상'으로 선정돼 매점 운영권을 따낼 수 있었다.
코이카는 내부 감사를 거쳐 '낙찰 비리'를 저지른 입찰 담당자 A씨에게는 강등 조치를 내렸다. 팀장과 동료 직원에게는 '관리감독 태만'과 '내부공식신고자 기준 미준수' 등을 적용해 정직·감봉·주의 조치를 내렸다. 강등을 당한 입찰 담당자는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징계처분 효력정치 가처분 소송을 냈다. 코이카 관계자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징계가 진행 중인 사안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이번 사안은 철저히 원칙에 따라 처리했다"고 했다.
그러나 A씨 변호를 맡은 소송 대리인은 "국가유공자 조항 추가와 상관없이 법률상 최고 가격을 제시한 A씨의 동생이 낙찰 받은 것은 위법 사항이 아니다"며 "법원은 이에 따라 강등처분에 대해 효력을 정지했다. 성추문 사건과 이번 매점 낙찰 사건은 본질적으로 다른 문제로 아직 이와 관련한 비리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건과 함께 최근 코이카에선 전직 고위 간부 B씨가 재임 중 만취한 여성 인턴을 성추행한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된 사건도 있었다. 봉사단 현장 복무 점검 차 코스타리카를 방문했던 고위 간부가 만취한 여성 인턴을 자신의 숙소로 데려가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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