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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돌 빅스의 'milky way'의 가사 중에는 '부셔버려 아파트. 너무 너무 좋아 부숴버려 지구' 라는 구절이 쓰였다. |
'아파트를 부수고 싶은 만큼 귀엽다'는 뜻으로 귀여운 사물이나 장면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귀여운 행동을 했을 때 충동적으로 공격적인 감정이 생기면서 좋다는 의미를 과장한 말이다. 아파트나 전봇대, 심지어 지구 등 무게나 부피가 큰 사물을 부시거나 뽑는다는 표현을 쓰면서 감정의 격함을 전달하는 셈이다. '전봇대를 뽑는다'. '우주를 뽑는다' '벽 퉁 쾅'등으로도 쓰인다.
낯선 표현으로 생각되지만 이미 습관적으로 입에 오르내렸던 관용어의 최신 버전으로 이해하면 편하다. 일반적으로 귀여운 아기나 애완동물을 보면서 '깨물어주고 싶다'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귀여운 것을 봤을 때 일시적으로 '공격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실험 결과가 있어 과학적인 연관성을 뒷받침하기도 한다.
7일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 최신호에 따르면 미국 예일대학교 연구진은 이런 반응의 원인을 찾기 위한 실험을 실시했다. 109명의 실험참가자들에게 귀엽거나 재밌거나 또는 감정을 느끼기 어려운 일반적인 모습을 담은 '중립적'인 동물의 사진을 차례로 보여줬다.
사진들을 보는 동안 실험참가자들의 손에 일명 '뽁뽁이'라 부르는 버블랩(비닐포장재)를 손에 쥐어줬다. 그 결과 귀여운 동물의 사진을 보는 동안 손에서 터뜨린 버블랩이, 다른 모습의 동물을 볼 때 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명 '귀여운 공격성'(Cute Aggression)이라 부르는 심리학적 작용 때문이다. 감정이 과도하게 즐거움 등 긍정적인 상태가 됐을 때 우리 뇌가 감정의 평형을 맞추기 위해 정반대의 감정을 유도한다는 이론이다.
연인에게 프러포즈를 받거나 시험에 합격했을 때 웃음 대신 눈물이 먼저 나는 것도 비슷한 원
실험을 진행한 오리아나 아라곤 박사는 "사람들은 강렬한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 심리적 균형을 찾기 위해 정반대의 과격하고 공격적인 표현을 하게 된다"면서 "지나친 긍정의 상태에서 마치 낚싯줄을 되감듯 부정의 감정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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