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 정상회의 속 시진핑, 북핵에 굳은 표정…'집권 1기 외교성과 과시하려 했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으로 이뤄진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3일 중국 푸젠성 샤먼시에서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개막했습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브릭스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에서 "브릭스 5개국이 국제질서의 건설자로서 국제 현안에 적극 대응하겠다"면서 "세계경제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개방형 경제를 강력하게 추진해 브릭스의 새로운 '황금의 10년'을 구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어 "브릭스가 세계평화의 보호자로 책임을 다해야 한다"면서 "평화를 추진하면서도 충돌은 피하고 협력을 추진하되 대항은 피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는 지역정치 도구가 아니며 각국의 공동 번영을 위한 플랫폼"이라면서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의 해외 진출과 정착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다른 국가의 대중 투자도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 참석하는 브릭스 정상회의를 통해 집권 1기(2012∼2017년) 외교성과를 과시하려던 시 주석은 단단히 뒤통수를 맞았습니다. 10월 18일 집권 2기를 여는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장기집권 플랜을 마련하려던 시 주석은 대북 정책 실패라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시 주석은 이날 개막연설에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반세기 넘게 평화롭던 세계에 검은 그림자가 어렴풋이 드리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표정은 굳어 있었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3일 즉각 성명을 내고 "북한이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반대를 개의치 않고 다시 핵실험을 한 것에 대해 중국 정부는 결연히 반대하며 강하게 규탄한다"고 비판했습니다. 5차 핵실험 때의 "단호히 반대한다"보다 수위가 높아졌습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폐막일인 5일 시 주석은 브릭스 5개국 정상과 이집트·기니·멕시코·타지키스탄·태국 지도자가 참석하는 '신흥시장국과 개발도상국 대화'를 주재합니다. 이번 '브릭스+(플러스)' 대화는 브릭스 조직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의도로 해석됩니다. 폐막 후 시 주석은 내외신 기자회견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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