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혹은 화장실 환풍구를 타고 넘어오는 담배 연기 때문에 아파트 주민 간 흡연 갈등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주민 동의를 얻어 지정한 금연아파트라고 해도 시원한 해결책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재호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남성이 아파트 계단 창문 앞에서 담배를 피우다 아무렇지도 않게 꽁초를 휙 던져 버립니다.
또 다른 아파트 단지에는 층마다 아예 재떨이가 마련돼 있는가 하면,
흡연 피해를 토로하는 호소문까지 엘리베이터에 나붙었습니다.
이런 아파트 흡연 갈등을 줄이기 위해 주민 60% 이상 동의를 얻어 지정되는 금연아파트의 상황은 어떨까?
경기도 오산의 한 금연아파트 단지.
함부로 담배를 피우면 과태료가 부과되는 만큼 아예 흡연자를 위한 흡연 부스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 인터뷰 : 흡연자
- "다른 주민들한테 피해 안주고 자유롭게 피울 수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아요."
▶ 스탠딩 : 이재호 / 기자
- "흡연 부스를 제외한 모든 곳은 금연 구역입니다. 하지만 아파트 곳곳에서는 보시는 것처럼 널브러진 담배꽁초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파트 구석진 곳에서는 여전히 담배를 피우는 겁니다.
▶ 인터뷰 : A 금연아파트 입주민
- "다른 아파트들도 비슷한 상황일 것 같아요.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는 충분히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 계속 있고…."
밖에서 피우는 것이 눈치가 보이다 보니 집 안 화장실 등에서 담배를 피워 더 큰 갈등이 빚어지기도 합니다.
▶ 인터뷰 : B 금연아파트 입주민
- "시도 때도 없이 담배가 올라와서 짜증 나죠. 이건 뭐 밤이건 낮이건 없어요. 어디서 피우는지도 모르니까 답답하고…."
지난해 9월부터 전국적으로 금연아파트로 지정된 곳은 모두 224곳.
아파트 흡연 갈등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지만 남을 배려하지 않는 흡연자들의 인식이 달라지지 않는다면 백약이 무효입니다.
MBN뉴스 이재호입니다. [ jay8166@mbn.co.kr ]
영상취재 : 이준희 VJ
영상편집 : 전민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