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교사가 학생들을 성추행한 사실을 알았지만 신고를 늦게 했다는 이유로 교장과 교사 3명이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됐다.
경찰이 성범죄를 늑장 신고했다는 이유로 교육 당국에 과태료 처분을 요구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1일 부산 강서경찰서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A고 교사 4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교사들은 올해 3월부터 6월 말까지 2∼3학년 여학생 22명을 무릎 위에 앉히거나 체벌·훈육한다는 명분으로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제때 신고하지 않은 교장과 동료 교사 3명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것을 부산시교육청에 통보했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34조 2항에 따라 학교장과 학교 종사자는 직무상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발생 사실을 알게 되면 즉시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3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 학교 상담교사는 지난 6월 20일, 성폭력 상담교사는 6월 22일, 교장은 6월 26일, 담임교사는 6월 30일께 각각 동료 교사들이 성범죄를 저지른 것을 알았지만 7월 7일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부산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 가운데 늑장 신고로 경찰로부터 과태료 처분을 요구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감사 결과가 나오면 별도의 징계위원회를 구성해 과태료 처분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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