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의 한 농촌마을에 난데없이 기상관측 레이더가 소리 소문 없이 들어섰습니다.
X밴드 레이더, 전자파는 8백분의 1 수준이라지만 사드와 같은 방식 레이더거든요.
알고 보니 서울에서 반대가 심해 이곳에 가져다 놓은 건데, 주민들은 이 사실을 전혀 몰랐던 겁니다. 당연히 반발이 크겠죠
정치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동작 주민 동의 없는 X밴드 레이더 즉각 철회하라!"
지난해 기상청은 관측 레이더 한 대를 서울 본청 옥상에 설치하려다 주민 반대가 심하자 이를 포기했습니다.
설치가 무산된 줄만 알았던 레이더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건 전남 무안의 한 농촌마을.
지난 5월, 주민 몰래 설치됐습니다.
▶ 스탠딩 : 정치훈 / 기자
- "주로 낮은 고도의 기상 관측을 하는데, 쓰이는 이 레이더는 사드와 같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합니다."
「기상청은 X밴드 레이더의 전자파가 사드레이더의 800분의 1 수준이라며, 휴대전화 수준이라고 해명합니다.」
▶ 인터뷰(☎) : 남경엽 / 국립기상연구소 연구관
- "설치 전에 설명회 하지 않은 것은 잘못한 거니까…. 기존에 있던 지점이고 거기서 사는데 굳이 설명해야 하나, 조금 쉽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문제가 불거지자 기상청은 뒤늦게 주민설명회를 열기로 했지만, 주민들의 불신은 깊어졌습니다.
▶ 인터뷰 : 윤식 / 전남 무안군 발산마을 이장
- "지금은 믿을 수가 없습니다. 일방적으로 설치하고 나서 이제 와서 얘기를 하니까…."
「X밴드 레이더는 전남 무안뿐만 아니라 전북 군산과 강원 평창 등 3곳에 설치돼 시험 가동에 들어간 상황.」
주민들은 가동 중단을 촉구하는 한편, 집단행동을 예고하고 있어 갈등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입니다.
MBN 뉴스 정치훈입니다. [ pressjeong@mbn.co.kr ]
영상취재 : 최양규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