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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1시부터 진행된 방역 교육은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나온 연구관과 사무관, 방역전무가 등에 의해 총 5시간에 가까운 구술 강의로 진행됐다.
그러나 교육에 참석한 농가들은 하나같이 "사태가 이 지경인데 이런 교육으로는 부족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농가들은 투여 약품의 종류와 용법·용량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기대하고 나왔지만 교육 내용이 기대를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날 교육 시간 대부분이 조류독감 등 양계질병의 방역대책과 닭진드기 예방 방법, 동물용의약품 관리제도 등 개념적인 설명에 치우쳐 있고 구체적으로 닭우리를 비우고 효과적으로 방역을 하는 방법이나 진드기가 발생한 다음 조치법 등에 대해선 설명이 부실했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조류독감의 정의나 이해하기 어려운 학술적 그래프, 복잡한 화학식 등의 설명은 기자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현장에서 농민들이 지켜야 할 부분에 대한 교육도 "소독제품 사용법을 숙지하고 청결 관리에 힘쓰면서 질병 발생 시 신속한 신고를 해야 한다"는 등의 기본적인 내용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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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에 나선 한국가금수의사회 윤종웅 회장도 "결국 농약을 개인들이 손 쉽게 사서 쓸 수 있게 만든 정부 책임도 크다"고 꼬집었다.
실제 이번 전수조사 과정에서 다수 농가에선 사과·감귤·고추 등 과일과 채소로부터 진드기를 제거하는 데 쓰이는 제초제 성분인 에톡사졸, 플루페녹수론, 피리다벤 등이 잇달아 검출됐다. 경기 양주 등 살충제 성분 검출 산란계 농가는 포천의 한 동물약품업체가 허가없이 제조한 피프로닐 살충제를 사서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농가들은 처방전없이도 용도와 상관없이 살충제·제초제를 마음대로 구입할 수 있고 구입시엔 성분이나 특성에 대한 정보도 전혀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개별 농민들이 부족한 정보 하에서 스스로 약을 처방하다보니 닭진드기 내성 등의 문제까지 덮쳤다.
윤 회장은 "외국 등 선진국처럼 방역은 전문 업체에 맡기고 정부가 그 회사를 감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와 독일 등은 수의사의 진단에 따라 방역업체가 약을 살포하고, 지방정부가 이를 관리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의사회가 직접 약품을 사용한 뒤 장단점을 파악해 인증해주는 체계다.
방역분야의 부실한 기초연구 문제도 지적됐다.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응용생명
[경기 화성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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