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재개발 조합이 사들인 버스회사 차고지를 놓고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한쪽은 재개발 조합인데, 다른 한쪽은 버스회사 측이 아니라 버스기사들입니다.
손기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굴착기로 벽을 부순 뒤, 용역이 진입을 시도합니다.
버스 위에선 소화기를 뿌리고 오물을 던지며 저항합니다.
철거를 집행하려는 용역과 이를 막으려는 버스 기사들 사이에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버스 기사 등 모두 10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 스탠딩 : 손기준 / 기자
- "이렇게 노조원들은 경찰 측의 경고에도 강제 철거에 격렬히 저항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재개발 사업 때문에 불거졌습니다.
버스회사는 새 차고지를 마련하지 않은 채 차고지를 재개발 조합 측에 207억 원에 넘겼습니다.
사측은 이후 보상금이 적다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항소심 끝에 법원이 재개발 조합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조합 측은 강제집행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버스회사에 해당 차고지에 있는 차량만큼 대수를 줄이라고 요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애먼 버스기사만 실직 위기에 몰렸습니다.
▶ 인터뷰 : 단인섭 / 버스기사
- "(차고지는) 우리 생존권, 먹고살기 위한. 차고지가 없어지면은 우리가 갈 데가 없다니까."
해당 버스회사가 서울 동남부권에서 운영하던 9개 노선, 시내버스 104대의 운행은 전면 중단됐습니다.
서울시가 부랴부랴 대체 차량 58대를 투입했지만, 배차 간격이 기존보다 길어지면서 출퇴근 대란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MBN뉴스 손기준입니다. [standard@mbn.co.kr]
영상 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 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