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회고록 출간 "좌파정책도 국민 위해서라면 도입…탄핵, 보수주의 실패 의미 아냐"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표가 자신의 회고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의 책임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2일 출간하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의 주된 책임은 박 전 대통령 자신과 옛 새누리당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전 총재는 "침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이번 사태가 보수주의의 책임인 것처럼 야당이나 일부 시민세력이 보수주의를 공격하는 것은 잘못이다"라고 했습니다.
또한 "정말로 책임지고 반성해야 할 사람은 보수주의의 가치에 배반한 행동을 한 정치인들이지 보수주의가 아니다"라며 탄핵 사태가 당시 정치인들의 문제일 뿐 한국 보수주의가 실패한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전 총재는 3년에 걸쳐 집필했다는 회고록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태가 일어나면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과 보수주의까지 싸잡아 비판 대상이 된 점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박 전 대통령) 본인 말대로 억울한 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헌법재판소는 그에게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는 "새누리당 지도부는 그동안 박 대통령의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당 관리 체제에 유유낙낙 순응하면서 한번도 제대로 직언하지 못하는 나약한 행태로 최순실 일당이 대통령을 에워싸고 국정을 농단하는 기막힌 일을 가능케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무려 3천800쪽에 달하는 회고록은 1, 2권으로 나뉘어 구성됐습니다.
1권에서는 '대쪽 판사', '쓴소리 총리'라는 별명을 안겨준 그의 올곧은 성품이 유년기 시절부터 형성됐음을 대표적 일화를 통해 보여줍니다.
2권에서는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삼고초려로 정치에 입문한 뒤 잇따른 대선 패배, 절치부심으로 자유선진당을 창당하기까지 정치인으로서 파란만장했던 삶이 온전히 녹아 있습니다.
14대 대선에서 자신에게 석패를 안긴 DJ(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그는 탄핵 사태로 한껏 풀이 죽어 있는 보수정당에 부단한 혁신을 주문했습니다.
그는 "과거 좌파가 선호해온 정책이라도 그것이 정의에 반하지 않고 보수의 이념과 정체성에 저촉되지 않으며 국민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과감하게 도입하고 추진해야 한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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