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의 기쁨을 기념하는 것만큼이나, 일제가 남긴 상처를 잊지 않는 것도 중요하죠.
'아름다운 산' 오대산에도 일제 강점 당시 자원 수탈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데, 후세에 당시 참상을 알리기 위해 정부가 수탈 현장 보존에 나섰습니다.
한민용 기자입니다.
【 기자 】
빽빽한 녹음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산, 오대산.
하지만 이 아름다운 산림에는 일제 강점기 자원 수탈의 아픔이 서려 있습니다.
오대산 나무를 베어 옮겼던 레일이 녹슨 채로 남아있고, 일제가 송진을 채취하며 남긴 상처도 소나무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당시 산림 자원 수탈을 위해 동원된 주민만 모두 3백여 명.
주민들이 부역을 하며 머물던 터 역시 아직까지 오대산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김웅기 / 강원도 평창군
- "툭하면 끌려가서 매질 당하고 저희 부친도 부역 안 나왔다 해서 끌려가서 얼마나 맞았는지 보름을 못 일어나, 그 생각하면 눈물이 날 정도로…."
무거운 나무를 옮기기 위해 계곡의 보를 막아 나무를 쌓은 뒤 비가 오면 한꺼번에 무너뜨린 '보메기'와 베어낸 나무를 가공하던 회사 이름을 딴 '회사거리'.
모두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지명들입니다.
▶ 인터뷰 : 지형우 / 국립공원관리공단 계장
- "수탈한 나무를 여기서 아예 제재를 하고, 완제품을 만들어서 나가기 위해 여기에 회사를 설립…."
정부는 올해 처음으로 오대산 일대 일제 수탈 흔적을 발굴·보존해 후세에 참상을 알리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한민용입니다.[myhan@mbn.co.kr]
화면제공 : 오대산 국립공원관리공단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