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3 학생들이 치를 2021학년도 대입 수학능력시험부터 절대평가 과목이 지금보다 2개 혹은 5개 늘어난다. 통합사회·통합과학이 신설되고, 탐구영역 선택과목은 종전 최대 2개에서 1개로 줄어든다. 논란이 돼왔던 절대평가의 단계적 도입과 전면 도입 여부는 이달말 결정되지만 어느 쪽이 채택되더라도 교육현장 혼란과 수험생 불안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0일 교육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수능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교육부는 현재 영어 한국사 외에 통합사회 통합과학 제2외국어 한문 등 4개 과목을 절대평가하는 '1안'과 7개 과목을 모두 절대평가하는 '2안'을 내놨다. 교육부는 공청회를 거쳐 이달 31일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학생간 무한경쟁과 과도한 시험 부담을 완화하고 스스로 성취 기준에 도달했는지 확인하자는 뜻에서 절대평가를 확대하기로 한 것"이라며 "공청회 의견수렴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선 급격한 대입제도 변화에 대한 염려가 많은만큼 교육부가 절충안인 1안을 택할 가능성이 좀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수능 절대평가제 도입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이 일부 후퇴하거나 속도조절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올수 있다.
전문가들은 "어떤 안이 채택되더라도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1안은 충격파를 다소 줄이고 어느정도 변별력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국어와 수학 등 상대평가 과목 쏠림현상이 커지는 부작용도 생길 것으로 염려된다. 2안은 수능 변별력 상실과 대학별 고사 도입, 사교육 확대 등의 현상이 빚어질 것이란 비판 목소리가 크다. 황성환 진학사 기획실장은 "두 안 모두 학생들의 학습부담 완화나 사교육 억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수능 개편은 수능 뿐 아니라 내신, 교육 내실화, 대학 학생선발 방식 등 전체 교육 시스템에 대한 종합적·장기적 안목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며 "단편적으로 접근하다보면 의도하지 않았던 부작용이 생길 수 있
■ <용어 설명>
▷ 수능 절대평가: 다른 학생의 성적과 상관 없이 본인의 성취 수준(점수)에 따라 등급이 정해지는 제도. 예를들어 90점(과목마다 다를수 있음) 이상 점수를 받으면 석차에 상관없이 모두 1등급으로 인정해주는 방식이다.
[이호승 기자 /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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