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검찰이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박찬주 육군 대장의 공관과 집무실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하며 수사 강도를 높였다.
군 관계자는 9일 "군 검찰이 오늘 박찬주 대장의 공관을 비롯한 몇몇 장소에서 동시에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혔다.
군 검찰은 박 대장이 사용한 대구 2작전사령부 공관, 집무실, 경기도 용인과 충남 계룡시 집, 2작사 일부 사무실 등 5곳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박 대장의 휴대전화와 수첩, 공관 비품, 집무실 서류, 2작사 사무실 장부 등 관련 자료도 확보했다.
지난 4일 박 대장을 형사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한지 5일만에 군 검찰이 강제수사에 돌입한 것이다. 현역 대장을 상대로 군 검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이번 의혹을 철저하게 규명하겠다는 군 당국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다.
박 대장은 지난 8일 발표된 군 수뇌부 인사에서 면직돼 자동 전역 대상이지만, 국방부는 '정책연수' 발령을 내고 현역 신분을 유지시켜 군 검찰의 수사를 계속 받도록 하고 있다.
군 검찰은 박 대장 부부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뿐 아니라 냉장고 등 공관 비품을 무단으로 가져갔다는 의혹을 포함해 그동안 제기된 여러 의혹을 폭넓게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장 부부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전직 공관병 등을 추가 조사해 박 대장의 기소 여부와 부인의 민간검찰 수사의뢰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번 압수수색으로 수집한 증거물 분석을 거쳐 박 대장을 추가 소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박 대장은 군 검찰 조사에서 '공관병에 대한 부인의 부당 대우를 구체적으로는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병들이 부인 때문에 힘들어하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는 주장이다. 군 당국 등에 따르면 박 대장은 작년 7월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부인이 공관병 등을 부당 대우하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취지의 전화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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