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대가 내년부터 4년제 대학 중 국립·사립 통틀어 최초로 대입 전형료와 입학금을 모두 받지 않기로 했다. 시립대 입학전형료와 입학금 수입 감소분은 서울시가 보전해주기로 했다.
시립대는 9일 "그동안 논란이 된 과도한 대학입시 관련 입학전형료·입학금 등 각종 비용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학부모와 학생들의 학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입학전형료와 입학금 폐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일 시립대를 포함한 전국 19개 지역중심 국·공립대 총장협의회는 내년부터 각 대학의 입학금을 없애기로 합의했다.
시립대는 이에 더해 입학전형료도 폐지키로 했다. 입학전형료는 지원자의 수학능력을 평가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1회당 평균 6~7만원이 든다. 수험생들은 수시·정시모집을 합쳐 최대 9번 지원서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입학전형료로 평균 50만∼60만원을 써야했다.
1년 입학전형료로만 10억원 가량이 들어왔던 시립대의 경우 2017학년도 입학전형료가 ▲수시모집 논술전형·학생부 종합전형 6만원 ▲학생부 교과전형·정시모집 일반전형 3만5000원 ▲예체능계열 전형 7만원이었다.
1만8000명 이상의 수험생이 이번 입학전형료 폐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시립대는 전망했다. 내년도 시립대 입학정원(편입학·재입학 포함)은 2044명이다.
지난해 9만2000원이었던 입학금 역시 시립대는 폐지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서울시립대 입학금은 신입생의 부모가 서울에 3년 이상 거주했을 때만 면제됐다. 연간 입학금 수익은 약 2억원이었다.
서울시는 시립대의 기존 입학전형료 수입 약 10억원과 입학금 수입 약 2억원 등 수입 감소분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동안 시는 누구나 부담 없는 대학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왔다"며 "입학전형료와 입학금 폐지로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이 일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립대는 2012년 전국 대학 최초로 반값
대학 입학금 폐지는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자 국정과제이고 지난달 중순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대입 전형료 인하를 직접 지시했다. 이에 따라 각 대학들은 내년 입학금을 폐지하거나 내달 시작되는 수시모집부터 대입 전형료를 10%대 수준에서 인하키로 결정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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