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국내 제약업계의 빅2로 꼽히는 동아쏘시오홀딩스 강정석 회장에게 사상 최대 규모의 의약품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 등을 적용해 사전구속영장을 전격 청구했다.
3일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조용한 부장검사)에 따르면 약사법 위반, 업무상횡령, 조세포탈 등 혐의로 강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강 회장은 2005년부터 최근까지 회사자금 700억원을 빼돌려 이중 55억원을 의약품 판매와 관련해 병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170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의약품 리베이트 규모로는 역대 최대치라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지난 6월 27일 강 회장을 소환 조사한 지 한 달여 만에 강 회장에 대한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1999년부터 동아제약 등기이사가 된 강 회장이 전국 약품 영업을 총괄하는 동아제약 영업본부장(전무급), 동아제약 대표이사 부사장, 지주회사 아쏘시오홀딩스 부회장을 거쳐 회장에 오르는 동안 회삿돈으로 의약품 도매상을 통해 병원에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최고 결정자의 위치에 있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강 회장이 병원과의 의약품거래에 중간 도매상을 끼우는 방식으로 리베이트를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당국에 약값을 100원으로 신고한 뒤 병원에는 60원에 약을 넘기고 도매상과 병원이 남는 금액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검찰은 강 회장이 2012년 서울중앙지검, 2014년 서울서부지검의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를 받는 중에도 리베이트를 계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약사법은 의약품의 판매와 관련한 일체의 이익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회사 자금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면 업무상횡령도 성립하고 리베이트를 감추기 위해 허위 영수증으로 비용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조세포탈죄가 성립된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강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일선 영업직원들의 과욕에 따른 개인적 일탈이라거나 동아에스티와 전혀 무관하게 도매상이 저지른 불법행위라는 취지로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리베이트 액수가 사상 최대 규모로 사안이 매우 중대하고 이 사건 수사 중에도 증거인멸, 증언 회유, 진술 감시 등 부적절한 행태가 적발돼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회장의 구속 여부는 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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