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무전을 도청해 사고 현장마다 구급차를 먼저 보내 시신을 특정 장례식장에 넘긴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른바 '시신 장사'로 돈을 벌었는데, 언제 어디서든 도청이 가능하게끔 스마트폰까지 연동시켰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부산의 한 아파트.
집 안으로 들어가자 창틀에 놓인 무전기에서 119 출동 지령이 들립니다.
▶ 인터뷰(☎) : 119 무전
- "53세 남자 의식 호흡 없음. 심정지 추정."
이곳에서 무전을 도청하던 남성은 곧바로 누군가에게 위치를 알립니다.
- "무슨 동이야? 빨리 봐라!"
- "사직동이네요. 형님."
46살 임 모 씨 일당은 이런 식으로 소방 무전을 도청해 변사나 사고 현장에 사설 구급차를 먼저 보내 시신을 선점했습니다.
특정 장례식장에 시신을 옮겨 장례비용을 일정 비율로 나눠 먹은 겁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이들은 무전기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외부에서도 누구나 전화만 걸면 소방 지령을 들을 수 있게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최근 2년 동안 처리한 시신만 3천구,
부산에서 발생한 변사 사건의 절반 정도를 싹쓸이하며, 45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습니다.
▶ 인터뷰 : 김상동 /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도청 내용 중에 심정지, 사고사, 추락사, 이런 내용이 나오면 현장 출동 조가 급히 출동하는 이런 구조입니다."
2년 전에도 부산소방본부의 아날로그 무전이 도청에 뚫리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겁니다.
경찰은 일당 12명 중 6명을 구속하고, 불법 도청 상황실 역할을 한 또 다른 사무실을 찾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이인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