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벽에 금가고 땅 기울고…주민들 "불안해서 못 살겠다"

【 앵커멘트 】
벽에 금이 가고, 문이 닫히지 않을 정도로 기울어진 아파트가 있습니다.
주민들은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해당 지자체는 뒷짐만 지고 있습니다.
민지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천 명 넘는 사람이 살고 있는 인천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겉으로는 평평한 주차장처럼 보이지만, 기어를 중립으로 세워둔 차가 저절로 움직입니다.

지하실의 파이프에선 물이 줄줄 새고, 고압 전류가 흐르는 변전실 벽에는 선명한 금이 갔습니다.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보니 사정은 더욱 심각합니다.

벽면이 내려앉아 불룩 튀어나와 있는가 하면 집안 이곳저곳이 갈라져 있습니다.

▶ 스탠딩 : 민지숙 / 기자
- "현관문을 열고 닫아 보겠습니다. 문이 굉장히 뻑뻑할뿐더러 완벽하게 닫히지도 않습니다."

▶ 인터뷰 : 아파트 주민
- "금 다 갔지. 저거 내려앉지. 아주 자다가 쓰러져 죽을까 봐 겁나. 그냥 파묻혀 죽을까 봐."

주민들은 이런 균열과 기울어짐 현상이 아파트 단지 아래로 지하터널이 생기면서 심각해졌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안전을 책임져야 할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아파트 지하 도로 사업은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사업이기 때문에 개입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지자체 관계자
- "저희들이 중재하는 역할밖에 안 된다. 직접 당사자가 돼서 안전진단을 저희들이 하고 그런 게 아니고…."

지자체의 뒷짐 속에 아파트 주민들은 오늘도 불안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MBN뉴스 민지숙입니다. [mzhsh@mbn.co.kr]

영상취재 :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