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유난히 날씨가 변덕스럽죠.
최악의 가뭄 뒤 찾아온 물폭탄 같은 장맛비에 폭염까지 겹치면서 농가들의 사정은 말이 아닙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병해충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남은 농작물마저 초토화되고 있습니다.
김영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하루 반나절 250mm의 장맛비로 물에 잠겼던 한 농촌.
비닐하우스 안은 갯벌처럼 변했고, 수확을 앞둔 농작물은 바닥에 떨어져 썩어가고 있습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이렇게 물에 잠겼던 오이는 진흙에 파묻히거나 물러버려 상품성을 잃었습니다."
▶ 인터뷰 : 한기옥 / 농민
- "(오이가) 물 닿은 데는 다 썩어가지고 따놓고도 다 버렸어요."
세찬 비를 이겨낸 인근의 밭도 상황은 마찬가지
물 먹은 담뱃잎은 구멍이 생겨버렸고, 부서진시설물 사이에 매달린 복분자 열매도 폐기해야 할 처지입니다.
장맛비가 그치기 무섭게 폭염이 이어지면서 병해충마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시듦병으로 고사해 바닥 곳곳에 떨어진 토마토.
대추나무에는 갈색 날개 매미충이, 옥수수 잎은 멸강나방 애벌레가 점령해 농작물을 갉아먹었습니다.
출하시기를 앞둔 농민들마다 방제 작업에 나서고 있지만, 수확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 인터뷰 : 김홍철 / 농민
- "뒤돌아서 가면 따라온다고 해요. 벌레…. 그 벌레를 어떻게 잡아야 될지 막막한 얘기예요."
가뭄과 폭염이 반복되다 보니 농작물 생육이 부진해진데다 장맛비로 고온 다습해진 환경 탓에 병해충이 확산된 겁니다.
최악의 가뭄과 폭염, 장맛비를 겨우 견뎌낸 농민들은 예년보다 늘어난 병해충의 습격에 더욱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 김영현입니다. [yhkim@mbn.co.kr ]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