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내부거래 93%가 '수의계약'…100%도 다수
30대 그룹의 계열사 간 내부거래의 93%가 수의계약으로 이루어지고, 소속 시스템통합(SI) 업체의 내부거래 비중이 평균 5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의계약은 경쟁입찰을 거치지 않고 거래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하는 계약 방식으로 계열사 간 내부거래를 할 때 많이 이용됩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시이오(CEO)스코어(대표 박주근)는 26일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사 간 내부거래 내역을 신고한 30대그룹(신규지정 그룹인 한국투자금융·하림 제외) 소속 699개 계열사의 2016년도 내부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내부거래액 145조7700억원 가운데 수의계약이 135조8500억원 93.2%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2015년에 비해 0.2%포인트 높아진 것입니다.
내부거래의 수의계약 비중이 100%인 그룹은 신세계, 현대백화점, 금호아시아나, 부영, 케이티앤지 등 5곳에 달했습니다.
그 다음은 현대중공업(99.9%), 케이티(99.1%), 에스케이(98.5%), 농협(98.3%), 엘에스(98%), 삼성(97.8%) 등의 순서로 높았습니다.
기업별로 보면 30대그룹 소속 699개 계열사 중에서 수의계약 비중이 100%인 기업이 572개로 무려 81.8%에 달했습니다.
매출액 최상위 기업들인 삼성그룹의 삼성전자와 삼성에스디에스, 현대차그룹의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에스케이그룹의 에스케이에너지와 에스케이네트웍스, 엘지그룹의 엘지전자와 엘지화학 등이 모두 수의계약 100% 기업에 속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30대 그룹 가운데 SI 계열사를 보유한 18개 그룹 40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매출 기준 50개 SI업체의 내부거래액이 13조168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를 이들 업체의 전체 매출액 22조7838억원에 견줘보면 내부거래 비중은 57.8%로 나옵니다.
특히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17개 업체의 내부거래 비중은 59.2%로, 전체 평균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계열사 간 내부거래는 기업 간 거래비용을 줄이는 긍정적 효과와 함께, 재벌의 경제력 집중 심화와 독립 기업의 사업참여 기회 차단과 같은 부정적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총수일가 소유 계열사와
공정위는 그동안 재벌의 내부거래 비중이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는데, 수의계약 위주의 내부거래 방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내부거래 감소 효과가 한계를 보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거래방식의 개선 노력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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